<정치인과시민대토론회>5. 이인제 경기지사 - 이모저모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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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치인과 시민 대토론회'에서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여야를 통틀어 유일한 40대 대선주자답게 패기를 보였다.그는 많은 준비를 한듯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다양한 통계숫자와 외국 예를 들어가며 자신있게 답변했다.그러나 李지사는 경선준비로 경기지사 직무수행이 소홀해지지 않았느냐는 추궁등에는 다소 곤혹스러워했다.

토론장에는 박범진(朴範珍).김길환(金佶煥).이신범(李信範).안상수(安商守).김영선(金映宣)의원과 이철용(李喆鎔).심재철(沈在哲)원외위원장등이 참석했고,15대 총선에 출마했던 가수 서유석(徐酉錫)씨도 모습을 보였다.

…李지사는 세(勢)와 경험부족등을 들어 중도포기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경선에 참여할 것임을 강조.그는 자신이 존경한다는 나폴레옹의 말까지 빌려가면서“내사전에 차차기란 없다”“나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李지사는 김덕룡(金德龍)의원의'아마추어대통령'부적격론에 이어 신한국당내 영입파 주자들의 경험부족을 지적.그는“정치란 민심의 바다를 저어가는 것”이라고 규정한뒤“이런 민심의 바다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항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이회창(李會昌)대표와 이홍구(李洪九).이수성(李壽成)고문등을 간접화법으로 비판했다.

YS의 언질 여부와“金대통령의'깜짝 놀랄 젊은 후보'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그 말을 듣고 정작 깜짝 놀란 사람은 나였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았다.또“깜짝 놀랄 후보가 김현철(金賢哲)씨라는데 알고 있느냐”고 물은데 대해 李지사는“신문에서 보았다”고 답변했다.그가 밝힌 김현철씨와의 만남 횟수는 네번. …부인의 내조에 대해서도 몇차례 문답이 오갔다.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인 김은숙(金銀淑)씨에 대해“경기도의 힐러리라는 소문이 있다”“지사 부인이 도청간부 부인들을 대거 대동하고 행사장에 다니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다른 각도에서 충고를 듣고 있다”고 말해 반응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님을 알고 있음을 내비쳤다.

집안일과 관련해“과외를 시키느냐”고 묻자“고2,고3인 두딸이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과외비는 1인당 두달에 15만원꼴”이라고 답변,사교육비에 돈을 많이 들이지 않음을 강조했다.그는“자녀들의 교사에게 촌지(寸志)를 주느냐”고 물은 대목에선“솔직히 한번도 학교에 가지 않아 모른다”면서“아내가 주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李지사는“점을 쳐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88년 총선에 출마할 때 동양철학을 하는 사람에게 딱 한번'출마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물은 일이 있는데'틀림없이 붙는다'고 말했다”고 실토. 그는 자신의 정치참여 계기에 대해“변호사일을 하다 87년9월 김덕룡의원과 최형우(崔炯佑)고문을 통해 金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李지사는 골프장 증설 필요성을 지적해 1백2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도백다운(?) 이해심을 보였다.

그는 토론 시작부터 도정공백에 대한 비판적 질문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이를 의식한듯 답변 중간중간에“중소기업 신용보증조합을 처음으로 결성,5개 시.도가 배워갔다”는등'치적'을 강조.한편 李지사측은“토론직후 경기도지사실에'잘했다'는 격려전화가 1백통도 넘게 걸려오고 있다”며 고무된 표정. …토론회가 화제를 양산하며 최대 정치행사로 부상하자 참석을 앞둔 다른 후보 진영은 바짝 긴장하며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한 주자측은 토론회의 질문내용이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것들임을 감안해 비슷한 유형의 예상질문을 3백개나 준비,'물샐틈없이'대응하고 있다는 후문. 또 토론회장에 참석하는 의원들로 주자들의 세가 드러나자 일부 주자는 친분 있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을 부탁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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