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러시아 하원의원 정홍식씨 이번엔 주지사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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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 동포로서는 유일하게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홍식(46.러시아명 유리 미하일로비치 텐)씨가 자신의 지역구인 이르쿠츠크에서 주지사로 출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정씨는 이르쿠츠크 현 주지사인 유리 노지코프가 올 7월로 예정된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사임하는 바람에 출마하게 됐다.

지금까지 공산당 후보와 현지 이르쿠츠크 시장등 모두 8명이 출마한 상태지만 정씨는 지역봉사를 통한 인지도가 높아 당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현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정씨는 하원 상공.건설.교통상임위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이르쿠츠크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윤택하고 발전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한반도 면적의 3배 이상인 면적 76만7천평방㎞에 인구 2백80만명인 이르쿠츠크는 석유와 석탄.철광석.금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현재 연방 89개주 가운데 주민소득 종합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주지사에 당선될 경우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르쿠츠크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씨는 1909년 조부가 사할린에 정착한 뒤 노동자였던 부모슬하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단신으로 이르쿠츠크로 건너가 고학으로 이르쿠츠크 공업기술대를 졸업했다.

그는 89년 토목회사를 설립한 뒤 활발한 기업활동을 벌여 지금은 건설.토목.원약.어업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현재도 자신이 한국계임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으며 부인과 자녀들을 매년 고향 경북안동에 보낼 정도로 조국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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