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업계 지각변동 - 제일방송.M-NET 임자 바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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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개국 초기부터 누적적자로 고전하던 케이블TV업계가 최근들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29개 프로그램공급사(PP)중 제2의 매각채널이 나오는가 하면 제3,제4의 채널매각설도 잇따라 불거져 나오는 형국이다.

종합유선방송법 규정에 따라 PP의 자유로운 경영권 이동이 가능해진 시점은 방송허가 이후 3년이 경과한 지난해말.39쇼핑(채널39)이 지난해 12월 드라마전문채널 제일방송(채널36)을 인수하면서 PP업계의 인수및 합병(M&A)에 첫 포문을 열었다.

당시 자금난에 허덕이던 PP업계에선“투자액과 손실분 외에 일정액의 프리미엄만 보장된다면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며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그러나 적정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못한데다 2차 SO허가등 잠재적 호재들이 있어 다소 관망하는 국면이 한동안 계속됐다.제2의 PP매각은 한동안 잠복기를 거치는 듯했다.

한 PP대표의 말처럼 올들어 대부분의 PP들이 매출액의 곱절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는등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각 움직임은 재연되기 시작했다.이 와중에 한보와 삼미 부도등 국내경제 전반의 침체도 매각을 부채질했다.

우선 제일제당그룹(회장 孫京植)이 지난 22일 음악전문 케이블 m.net(채널27)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설(說)로만 떠돌던 PP의 추가매각이 사실화된 것이다.

모그룹 진로의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여성채널 GTV(채널35)의 경우도 곧 새주인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진로그룹측은“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은 미디어산업을 잃고 싶지 않다”며 경영권에 강한 미련을 보이고 있지만 채권은행단이 진로측의 경영권을 보장할 것으로 알려진 6개 계열사에서 GTV가 제외된 사실이 매각설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중견 S사의 인수설과 함께 C씨가 인수의욕을 강하게 내비친다는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보도채널이라는 특수성과 파장을 감안할때 자기자본을 잠식할 정도로 큰폭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YTN(채널24)의'주식대이동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여타 PP의 인수.합병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측면이 있다.김현철(金賢哲)씨의 YTN 인사개입의혹,연합통신과 YTN의 분리경영 추진설등이 제기된 이후여서 특히 귀추가 주목된다.

YTN측의 한 관계자는“지난달 주총에서 대폭(9백억원 이상) 증자를 결의했으며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달 소집될 이사회에 일임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최대주주인 연합통신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증자시 지분율(30%)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이 과정에서 실권주가 대량 발생하면 새 주주의 경영참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30대그룹의 제한도 없고 공공성을 갖는 한국통신의 YTN 증자참여설이 불거져 나오는 설득력있는 배경이다.

한편 LG그룹의 한국스포츠TV(채널30) 주식인수추진설은 확인 결과“LG그룹이 위성방송의 스포츠채널을 추진하면서 와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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