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株 국내 상장 1년간 실적 全無 - 한보후 문의조차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증권거래소를 외국 주식에 개방한지 1년이 됐지만 상장실적이 전혀없다. 정부는 지난해 5월1일부터 외국 기업 주식예탁증서(DR.외국주식 대용증권)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허용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건도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문을 열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외신뢰도와 투자여건 미비등을 이유로 외국기업들이 아직은 한국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대우.LG.동양.산업증권등에 외국기업들로부터 상장 절차에 대한 문의전화가 걸려왔으며,일부 대형증권사는 미국.독일.필리핀등의 기업과 구체적인 상담까지 벌였지만 한건도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더구나 한보사태가 터지고 주가가 곤두박질친 올 들어선 문의전화마저 뚝 끊긴 상태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외국주 상장제도가 이처럼 유명무실하게 돤 것은 한국증시가 구조적으로 취약한데다,특히 거래소 상장에 따라 조달된 자금을 한국에서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제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거래소 유진석(劉珍石) 상장공시1부장은“몇년전 과다한 무역흑자를 걱정하던 시절에 맞도록 짜여진 외국환 관리규정 때문에 외국인들이 원화표시증권 발행으로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을 국내사업 운영자금으로 쓰기 어렵게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