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터갓의 레슨 편지] 3. 바른 훈련으로 완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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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가장 간단한 운동입니다. 달리는 자세가 아주 이상하거나 심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냥 본능대로 자연스럽게 뛰면 됩니다. 건강을 위한 단순한 조깅이라면 기분 내키는 대로 여유있게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습니다. 달리기는 그 자체만으로 어떻게든 몸에 좋은 운동입니다.

아주 오래 달려야 하는 마라톤도 기본적으로는 마찬가지예요. 연습을 많이 해 놓으면 걱정도 없고 특별한 비결도 없는 운동이지요. 그러나 자신의 몸 상태에 비해 너무 늦게 혹은 너무 빨리 뛰는 것은 아무래도 비효율적이겠지요. 천천히 뛰면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고, 빨리 뛰면 피로에 찌들어 리듬을 잃게 됩니다. 다칠 수도 있고요.

아무래도 마스터스 러너라면 '체중 감량'이라든가 '42.195㎞ 완주''3시간30분 돌파'와 같은 어떤 목표를 세우게 되지요. 그렇게 목표를 세웠다면 현명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해 발전을 꾀할 필요가 있어요.

내가 쓰는 방법은 SMART(Systematic Measurable Accurate Realistic to your Target)라는 것입니다. ▶체계적이고 ▶측정이 가능한 단위로 ▶정확하게 ▶현실적으로 목표에 다가선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자신의 훈련을 도표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계량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엘리트 선수들처럼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거리나 심박수 등을 꼼꼼히 기록하면서 자신의 성과와 목표를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여러분은 마라톤에 나서서 몇시간 동안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나는 내가 목표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내 몸의 컨디션은 어떤지, 어떤 중요한 표지 등을 놓치지는 않는지, 다른 선수들은 어떤지 등을 생각합니다. 잡념이 떠오를 겨를이 없지요.

함께 뛰는 사람들과의 호흡도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혼자 뛰는 것과 그룹 훈련을 하는 것은 성과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뛰면 힘이 나고 기록도 좋아집니다. 엘리트 선수들도 그룹 훈련을 좋아합니다. 아테네 마라톤에서 나도 이봉주나 할리드 하누치 같은 라이벌들과 경쟁을 하겠지만 우린 힘차게 뛰는 상대의 모습에서 힘을 얻습니다.

한가지 더. 달리기를 하는 분들에게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유연한 몸이 힘을 내고, 부상을 방지합니다. 엘리트 선수와 비교해 아마추어 러너들의 달리는 자세가 어색해 보이는 이유는 주법이나 힘의 차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유연성이 부족해서입니다. 달리기를 하기 전과 하고 난 뒤에는 물론 평소에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푸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한국의 러너 여러분 건강하고 행복하게 달리시기 바랍니다. <끝>

*** 3회에 걸쳐 연재한 폴 터갓의 편지는 그가 구술한 내용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터갓은 "가까운 시기에 한국에서 뛰기를 희망한다"는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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