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청문회>과거 고생한 분들 아버지에 천거 - 청와대 무적행정관 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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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현철(金賢哲)씨는 정부인사개입을 제외하곤 나머지 혐의부분은 철저히 부인했다.의혹은 전혀 씻기지 않았다.이때문에 한보와 김현철씨 문제에 발목잡인 정국은 수렁을 쉽게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전까지 대통령의 아들로서 원론적'인사건의'만 시인했던 현철씨는 오후 이사철(李思哲.신한국)의원의 유도신문에 걸려(?) 그만 청와대인사.공천등의 사실상 개입을 시인하고 말았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인사문제를 건의했느냐는 맹형규(孟亨奎.신한국)의원의 질의에 현철씨는“다른 분보다 지근거리에 있었고 과거에 고생하신 분등을 아버지께 말씀드렸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 가족모임에선 세상돌아가는 얘기만 했을뿐 정보와 관련한 말은 없었다고 했다.

정대희(鄭大喜).최동렬(崔東烈)씨등 청와대 무적(無籍)행정관 파문과 관련해서도 현철씨는“鄭씨는 청와대 인사비서관에게 말씀드린게 사실”이라고 자신의 영향력 행사를 인정했다.

현철씨는 청탁한 인사 비서관이 강상일(姜祥一)비서관이라고 시인,“그가 사람심는 통로였느냐”(金元吉.국민회의)는 지적을 받았다.

속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자 김경재(金景梓.국민회의)의원등은“대통령 인기를 3.8%로 만들고 12~13번을 사과케 한 주역이 한보와 증인”이라고 몰아세웠다.

야당측은 또“어린왕자의 어른 수렴청정은 해괴한 일”(李麟求.자민련),“조선왕조에도 왕의 친인척은 멀리해 사도세자 비극까지 나왔다”(金景梓)고 시종 질타했다.현철씨는 그러나“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는 분들은 시중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했고 나 자신도 마찬가지”라고'국정농단'을 완강히 부인해가다 이사철의원에 이르러 중요한 몇가지 사실을 발설(?)하고 말았다.

현철씨는 이충범(李忠範)변호사를 사정비서관으로 천거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사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나 아버님과도 친해 제가 아버님께 소개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현철씨는 전병민(田炳旼)전청와대 정책수석 천거와 관련,“그것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시인했으나“둘다 구체적 자리를 얘기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시종 부인하던 공천 부분도 현철씨는“몇명 되지 않지만 이성헌(李性憲)위원장등 야당시절부터 고생한 사람을 아버님께 천거한 적은 있다”고'고백'했다.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순간이었다.

현철씨는 YTN 사장인사와 관련한 김학원(金學元.신한국).김민석(金民錫.국민회의)의원 추궁에도“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 한차례(인사를)상의한 적은 있다”며 후속추궁에는“죄송하다”만을 연발.안기부인사도 도마에 올랐다.오정소(吳正昭)전안기부1차장을 만나 구두임명하지 않았느냐는 추궁에 현철씨는“박경식씨와 그런 분들을 만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고 만남 자체를 부인했다. 〈최훈 기자〉

<사진설명>

25일 국회 한보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철씨가 청문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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