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김기섭씨 증언 요지 - 김현철씨 재조사해도 깨끗한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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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순형(國)의원 -증인이 안기부 인사에 전횡을 일삼았다고 전 안기부직원들이 증언하고 있는데.“전혀 사실이 아니다.그 말을 했다는 민병서씨도 신문보도를 보고 펄쩍 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홍구 전대표에게도 안기부 정보보고를 정기적으로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그분은 저의 은사다.전혀 그런 일 없었다.모함이다.” -본인이 스스로 퇴임했다는데.金대통령이 경질한 것 아닌가.“언론에서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해서 金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것같아 스스로 퇴임결정을 했다.”

▶김학원 의원(新) -안기부에는 부장과 1,2차장이 있고 그를 보좌하는 국장들이 있다.기획실장에서 운영차장으로 올랐으니 차장을 보좌할 필요도 없어졌고 양쪽 업무를 조정하는 자리에 오른 것 아닌가.“그렇지 않다.” -증인에 대해 음해하는 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나.“그런 느낌을 받지만 말할 수 없다.” -김현철씨가 검찰조사를 받고 나와'검찰에 다녀왔더니 정말 우리 정부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김현철씨가 검찰 다녀온후 만났다.3시간 자고 25시간 혹독하게 조사받았다고 하더라.만약 자기가 돈을 받았다면 검찰에서 못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헌기 의원(新) -안기부에 들어갈 때 김현철씨의 도움을 받았나.“전혀 아니다.상도동에서 3년간 행사담당하면서 고생 많이 했고 학력과 경력을 감안해 준 자리다.” -동생이 출판업을 하는데 형을 사칭하다가 안기부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은적 있나.“동생이 자본금 5천만원으로 영세인쇄소를 경영하고 있다.94년 4월에 부장이 불러 동생의 말이 나온다며 알아보라고 해 동생에게 물어보니 관공서에 입찰을 넣었다고 해서 서류를 빼라고 했다.” ▶김문수 의원(新) -증인은 김현철씨와 가까운데 한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시중의 의혹처럼 김현철씨가 그렇게 잘못하지 않았다고 본다.돈 문제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깨끗한 사람이다.아무리 조사해도 안나오니 한보와 관련없이 처벌하자는 분위기인 것같다.” -세간에서는 안믿는다.

“검찰도 어려운 입장일 것이다.돈 받은 것 나오면 조사 잘했다고 할 것이고 안나오면 은폐축소라고 할 것이다.검찰에서 아무리 조사해도 안나온다.김현철씨에 대해서는 누가 집권해도 재조사한다.재조사하면 김현철씨가 한푼도 안받은 것이 증명될 것이다.” -정태수씨를 본 적이 있는가.“대통령이 대표최고위원때 재정위원 모시는 행사때 봤다.” -그외에는 안만났나.“없다.” -김현철씨에게 매주 안기부 기밀을 제공했다고 보도됐는데 증인은 한달에 한번 만났다고 했다.사람을 시켜 사본을 전달했는가.“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보사태 이후 김현철씨 만난 일이 있는가.“두번쯤 만났다.” -한보대책을 세웠다는데.“전혀 아니다.” ▶김민석 의원(國) -김현철과 통화는 얼마나 자주 했나.“1주일에 한번도 하고 한달에 한두번도 한다.” -기업인들 만나서 신한국당 최형우 고문은 대권주자가 될 수 없으니 만나지 말라고 했나.“그런 사실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다면서 1주일에 한번씩 전화하고 한달에 한번씩 김현철을 왜 만났나.정보를 줘야할 입장이었나.“자주 만난게 아니다.또 정보를 모르는데 어떻게 정보를 주나.”.” ▶김호일 의원(新) -현재 증인은 김영삼대통령의 인기도를 알고 있나.“개혁이라는게 참 힘든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죄하라.“진위 여부를 떠나 국민과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친데 죄송하게 생각한다.” ▶박주천 의원(新) -김현철씨가 한보에 돈을 받았다면 한보는 절대 부도가 안났을 것이라고 보는가.“내가 대통령 아들이고 한보에 돈을 받았다면 어떻게든 도왔을 것이다.” -김현철씨가 그런 능력이 있다는 말인가.“그렇지는 않고 사적인 생각이다.” -김현철씨와 미국을 다녀왔는가.“아니다.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재직했던 4년간 한번도 미국에 간 적이 없다.” ▶이규정 의원(民) -20년 연하인 김현철과 친한게 부끄럽지 않나.“김현철을 알게된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공채로 안기부에 들어가 30년 넘게 일한 사람이 많다.증인이 운영차장이 된건 김현철의 힘이 아닌가.“아니다.” -증인이 정보를 제공해 김현철이 정치를 하게 길을 열어준게 아닌가.“억울하다.” ▶이국헌 의원(新) -김현철씨와 90년 처음 만났을때부터 몇번이나 만났나.“문민정부 들어서 25~30회 만났다.” -안기부 차장이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그렇게 만난게 잘한 것인가.“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상도동시절에 서로 같이 일하며 쌓인 정이 있다.그 때문에 사적으로 만난거다.” -호텔방에서 만난적은 없나.“없다.식당에서만 만났다.” -金씨와 만나면 얼마나 시간을 보내나.“술을 못하기 때문에 거의 점심시간에 만났고 1시간 정도다.” -인사위원회가 있지만 윗선의 청탁에 의해 인사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안기부내에서는 그런 인사가 있을 수 없다.소문이 빠른 곳이다.” ▶이양희 의원(自) -호텔에서 일한 사람이 안기부 요원들의 개성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겠나.원칙없는 인사를 했기 때문에 지금 안기부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 아닌가.“그 반대다.” -안기부 신청사 건설 당시 처음 설계엔 지하주차장이 있었는데 나중에 지상으로 올렸다.또 건물도 한층 낮게 지었다는데 사실인가.“설계가 이미 끝난 상태였다.” -그렇게 해 쓰지 않은 예산을 불용(不用)조치했나.“그런 사실 없다.설계 그대로 지었다.”

<사진설명>

맑았다 흐렸다

23일 국회 한보청문회에 출석한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은 김현철씨와 관련한 증언을 하면서 이따금 안면경련증으로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기도 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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