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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값 바닥론 … 삼성·LG ‘투톱’굳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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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불황 터널을 지나는 액정 디스플레이(LCD) 업계에 한 줄기 햇살이 비쳤다. 새해 들어 LCD 패널 값의 끝모를 하락세가 반 년 만에 멈칫하고 소폭 반등한 것이다. 본격적인 불황 탈출은 다른 업종처럼 하반기에나 기대할 법하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LCD 값 급락 장세에서 내성을 키운 한국 업체들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요·가격 반 토막=미국의 시장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50달러대이던 48㎝(19인치) 와이드 패널 값은 올 들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3~5달러 올랐다. 올 들어 값이 오른 것은 서너 달 동안의 업계 감산으로 패널 공급 부족이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서치의 데이비드 시에 부사장은 “일부 LCD 업체들은 주문가가 원가를 밑돌아 당분간 거래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값을 올리려면 현행 감산 체제를 유지하거나 추가 감산에 나서야 할 판이다.


LCD 업계의 한겨울은 순식간에 몰아닥쳤다. 세계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만 해도 각각 분기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분기에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흑자는 지켰다. 하지만 가을 이후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패널 값은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6월 125달러 하던 48㎝ 패널 가격은 12월에 59달러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81㎝(32인치) TV용 패널 가격은 308달러에서 165달러로 떨어졌다. TV나 노트북 수요가 확 줄어든 탓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세계 LCD 패널 제조업계의 매출은 총 38억 달러로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 2005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최저치다. 대만의 세계 3, 4위 업체 AUO, CMO는 일찌감치 감산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연말부터 12일간 경기도 파주의 7세대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한국 업체들의 월평균 가동률은 70~80%, 대만 업체들은 40~50%로 추정된다.

◆한국 업체 점유율 상승=올해도 상황은 밝지 않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LCD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4% 감소한 3억15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지난해 말 협력회사 상대의 경영설명회에서 “내년에 살아남으려면 비용을 포함해 돈이 들어가는 것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동할수록 손실이 누적돼 설비투자도 힘든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2분기부터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어 내년이면 출하량이 올해보다 10%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시장회복의 과실은 비교적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한국 업계에 많이 떨어지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국내 시장 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의 박진한 선임연구원은 “LCD 패널 수요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2007년 11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도합 43.7%로 대만 업체보다 9%포인트 앞섰다. 이러던 것이 1년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업체 57.9%로 격차가 35.7%포인트 벌어졌다. 불황기를 거치면서 국제 LCD 시장이 한국·대만 업체 4강 체제에서 한국 2강, 대만 2약 체제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상무는 “한국 업체들은 감산을 해도 라인은 돌리지만 대만엔 아예 전원을 끈 곳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LCD 업계는 멈춘 라인을 정상화하는 데 보통 두세 달 걸려 수요가 회복돼도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또 한국 업체들은 삼성·LG·소니 같은 큰 수요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데 비해 대만 업체들의 고객층이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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