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25. 전문가 제언 - 현지 활동모색 우선이 바람직 (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전문가들은 해외소재 문화재에 대한 맹목적인 반환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차선으로 현지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다만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만큼 현지사정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대

한 철저한 조사관리가 필요하고 인재양성,해외에서의 한국학 발전등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우방 경주박물관장=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환받으려는 노력보다 현지활용이 바람직하다.특히 현지 한국관을 설치해 제대로 보존하고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미를 소개한다면 문화외교를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차원에서 이를 추진하는데는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현재 많은 기업들은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문화투자야말로 장기적으로 확실한 마케팅이라는 거시적이고도 장기적

인 비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이를 위해 현지 큐레이터등 많은 인적자원이 필요하나 일천한 수준이기에 앞으로 한국학 지원등 인재양성에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

▶임영방 현대미술관장=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도 현재는 모두'주인'이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반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현지에서 활용하는 방안으로 해외 한국관을 건립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우리 문화재가

있다고 지원을 요구하는 측에 무조건 투자할 경우 가치나 질이 떨어지는 문화재로 오히려 초라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사전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문화재현황을 파악한뒤 외국 박물관측과 사후관리까지 협의를 거친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초보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외국 연구자들에게 지침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서적부터 부족한 실정이다.해외 한국관을 건립하는 것은 연구서적.연구인력.큐레이터등 다양한 지원사업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해외에 나가있는 문화유산들을 구입하거나 반환받으려고만

할 경우 경매과열과 외교적 문제등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적극 활용토록 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외국박물관의 한국문화재에 대한 대여의존도가 높다면 추후 잦은 문화재 외유로 파손등의 위험도 따르므로 외국박물관 스스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도록 지원요건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