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바야시에 극적 2연승 - 동양증권배 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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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올해의'동양증권배'는 조훈현9단의 품으로 무사히 안착할 것인가.

曺9단이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9단을 2대0으로 리드한 가운데 제8기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제3,4,5국이 오는 18,21,23일 서울홍익동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다.현재까지는 曺9단

에게 행운이 따르고 있다.그는 결승 제1국에서 초반의 실족으로 절망적인 형세에 직면했으나 후반 고바야시의 대착각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뒀고,2국에서도 불리한 형세를 집념의 추격끝에 뒤집었다.이 추세라면 결승전은 사상 처음 3대0 승부로 끝날지 모른다.

“고바야시가 이창호를 이겨준 것부터가 행운 아니겠습니까”라고 한국기원의 프로들은 말하고 있다.이창호9단은 단판승부에는 약한 면을 보이지만 일단 결승에 올라 5번기가 시작되면 거의 지는 일이 없다.수읽기에 능한 고바야시9단은 그 李9

단을 접전으로 끌어들여 제1선을 젖히는 묘수일발로 쓰러뜨렸다.

고바야시는 그러나 승부기질이 약해 曺9단처럼 끊임없이 파고들어 싸움을 거는 스타일에 약한 일면을 노출하고 있다.曺9단은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고자 강렬하기 그지없는 속전속결의 전법을 구사하고 있어 어느덧 예전의 부드러움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고바야시는 그런 曺9단을“세계제일의 인파이터”라고 부른다.과거'부드러운 바람,빠른 창'으로 표현되던 曺9단은 언제부턴가 피를 뒤집어쓴'전신(戰神)'처럼 사납게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曺9단은 89년 應씨배에서 우승했고 94년엔 동양 증권배와 후지쓰배에서 연속 우승해 절정을 보여줬다.이후 세계무대에서 잠시 모습을 감췄으나 올해 집념으로 재기에 성공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승상금 1억2천만원,준우승 4천만원.대국은 바둑TV가 계속 생중계한다.또 23일 오후2시부터 마포의 서울가든호텔에선 이창호9단.유창혁9단등 20명의 프로기사가 1백명의 신청자와 지도다면기를 두고 5시에는 우승자 알아맞히기 퀴즈정답자 추첨과 시상을 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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