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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붙일 때와 부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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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전자우편 이용이 늘면서 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를 받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지인들끼리도 친필로 쓴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흔치 않아서인지 봉투에 우표를 접착시키는 것을 ‘부치다’, 편지를 보내는 것을 ‘붙이다’로 잘못 쓰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다.

“우표를 부쳐 편지를 붙이는 일이 낯선 풍경이 되고 있다”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표를 붙여’ ‘편지를 부치는’이라고 고쳐야 맞다.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하는 건 ‘붙이다’, 일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이용해 상대에게 보내는 것은 ‘부치다’라고 해야 한다.

‘붙다’의 어간에 사동 접사 ‘-이-’가 결합한 ‘붙이다’는 그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하지만, ‘부치다’의 경우 의미상 ‘붙다’와 관련짓기 힘들므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세게 밀어 한쪽으로 가까이 붙게 하는(몰아가는) 움직임이 뚜렷한 ‘걷어붙이다·몰아붙이다·밀어붙이다·쏘아붙이다·올려붙이다’도 마찬가지다. 흔히 ‘걷어부치다·몰아부치다·밀어부치다·쏘아부치다·올려부치다’로 쓰지만 ‘붙다’의 뜻이 살아 있으므로 어원을 밝힌 ‘-붙이다’ 형태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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