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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서 맛자랑 대회 처음 마련 - 할머니.손자 200여명 솜씨 겨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쑥은 너무 오래 튀기지 말고 금방 꺼내야지.”

“대추와 쑥갓을 호박전 위에 얹어 모양을 내면 한결 맛깔스럽단다.”

8일 오후2시 중구청 7층 강당에서 열린'우리집 맛자랑'경연대회장.예쁘게 치마 저고리를 입고 온 할머니로부터 5세된 손자까지 가족단위의 참가자 2백여명으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구수한 음식냄새와 웃음꽃이 퍼졌다.

출품된 음식들도 호박수제비.미더덕찜.화전및 모듬전.궁중약식등 가지각색.달래전.닭튀김이나 쑥튀김처럼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에서부터 신선로.궁중구절판등 까다로운 잔치음식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참가한 가족들은 가스레인지.냄비등 조리기구도 직접 가져오고 80분안에 요리를 마쳐야 하는 규정상 재료 손질도 상당부분 집에서 미리 해오는등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각자 재료손질,부족한 재료수송,튀기고 담는등 역할 분담이 척척 이뤄져

가족끼리의 호흡을 자랑했다.늙은 호박 수제비전골과 호박전을 만드는 고영자(高英子.53.중구순화동)씨와 시누이 곽효순(郭孝順.38)씨는 미리 집에서 당근과 호박을 갈아 밀가루와 섞어 만두를 예쁘게 빚고나와선“1만5천원짜리 늙은 호박

하나면 맛있는 잔치음식을 만들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어머니.동서와 5살짜리 꼬마까지 3대에 걸친 가족 4명이 총출동한 김미자(金美子.56.중구회현동1가)씨는“고향이 서울이라 고향음식은 아니지만 식구들이 해물을 좋아해 자주 해먹는 미더덕 해물찜을 선보이려 나왔다”며 해삼과 미더덕을

다듬는데 분주했다. 金씨는 집안행사가 있을 때 항상 함께 음식을 만들어'조리호흡'이 잘 맞는다고 자랑.

행사장엔 수첩과 필기도구를 들고 각팀을 돌며 꼼꼼이 묻고 적어 조리'비법'을 한 수 익혀가려는 주부들도 눈에 띄었다.

닭튀김을 만들던 이옥분(李玉粉.55.중구황학동)씨는“평소 만들던 음식이라도 정해진 시간안에 더 예쁘게,더 맛있게 만들다보면 가족간의 우애가 더욱 두터워지는 것같다”고 흐믓해했다. <최지영 기자>

<사진설명>

8일 서울 중구청에서 열린'우리집 맛자랑 경연대회'에 참가한

이금득할머니(84) 가족 4대가 함께 해물찜을 만들고 있다.이날 행사에는

2백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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