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김덕룡.김상현.김용환 의원 돈 준 사실 간접시인 - 청문회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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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구속중인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은 김덕룡(金德龍.신한국당).김상현(金相賢.국민회의).김용환(金龍煥.자민련)의원등 3명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소위'정태수 리스트'를 부분 시인한 것이다.

鄭씨는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한보조사특위의 첫 증인 신문에서“이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느냐”는 맹형규(孟亨奎.신한국당)의원의 질의에“회사 직원들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鄭씨는 그러나 오후 들어 박헌기(朴憲基.신한국당)의원의 추가 질문에“3명의 의원에게 회사직원을 통해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진술을 뒤집어 의혹을 증폭시켰다. 〈청문회 속기록 8,9,49~55면〉

鄭씨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대선자금 지원,김현철(金賢哲)씨를 통한 특혜수혜 여부,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에 대한 대선자금 30억원 제공의사 타진및 金총재 아들 결혼식 축의금

제공,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에 대한 자금지원

등에 대해 모두“그런 사실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정태수 리스트'공개를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재촉에 “남에게 돈을 주면 무조건 죄가 된다는 것밖에 모른다”는 말로 진실은폐 의혹을 강하게 남겼다.

鄭씨는 92년 대선자금과 관련해 “이번 검찰조사에서 철저한 조사를 받았다”고 말한 뒤“민자당 재정위원으로서 월회비를 내거나 선거때 특별회비를 내는등 모두 합쳐 몇십억원을 낸적은 있으나 개인적으로 자금을 제공한 적은 없다”며 대선 직전 6백억원 제공설,온양 밀회설등은 근거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또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씨의 비자금이 한보로 유입됐느냐는 질문에“금진호(琴震鎬)씨 부탁으로 盧씨 비자금중 실명전환된 6백억원을 들여와 지금까지 쓰고 있다”고 답변했다.

鄭씨는“90년 盧대통령에게 1백50억원이 아닌 1백억원을 줬으며 이는 수서특혜 답례로 준게 아니라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이 어려우니 도와주라는 뜻이었다”고 새롭게 주장했다.한보철강 내부문건을 들어 한보가 장부 조작등을 통해 1조3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이상수(李相洙.국민회의)의원등의 지적에 鄭씨는“금융비용 1조5천억원과 실제 투자대금 4조원을 합쳐 모두 6조원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李의원과 김학원(金學元.신한국)의원등이 은감원 자료등을 제시하며“금융비용은 5년간 최대로 잡아도 7천5백억원을 넘을 수 없다”고 추궁하자 답변을 회피했다. 鄭씨는

이와함께“홍인길(1조3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이상수(李相洙.국민회의)의원등의 지적에 鄭씨는“금융비용 1조5천억원과 실제 투자대금 4조원을 합쳐 모두 6조원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李의원과 김학원(金學元.신한국당)의원등이 은감원 자료등을 제시하며“금융비용은 5년간 최대로 잡아도 7천5백억원을 넘을 수 없다”고 추궁하자 답변을 회피했다.

鄭씨는 이와함께“홍인길(洪仁吉)의원의 소개로 이석채(李錫采)전청와대 경제수석을 올초 두차례에 걸쳐 만났더니 조흥은행장과 제일은행장을 만나보라고 해 1천억원과 1천2백억원을 대출받았다”고 말해 李씨와의 직접 접촉과 李씨를 통해 은행들에 대출압력을 넣은 사실을 시인했다.

청문회에서는 이신범(李信範.신한국당)의원등이 야당 소속 일부 특위위원들의 정태수 리스트를 포함한 의혹을 들어 자격 시비를 제기했고,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김원길(金元吉)의원이“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해 여야간에 오전과 오후 한때 격론이 벌어졌다.〈김현종 기자〉

<사진설명>

여유… 딴전… 약도 먹고…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한보청문회 증언대에 선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그는 의원들의 질문에“모르겠다”“생각이 안난다”고 답변하다 때로는 미소를 짓는가 하면 건강상태를 암시하려는듯 약을 먹기도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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