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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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 02면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시간입니다. 이즈음에는 마음속 생각에 빠져 오락가락 괜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습니다. 십년 전, ‘사십’에 들어서면서 ‘오십’을 생각하며 지리산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지금, 절반의 성공일 수도, 절반의 실패일 수도 있는 ‘오십’이 되려 합니다. 차 농사도 그렇고, 사진 작업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습니다. 시도는 했으나 완성할 수 없는 한계에 항상 부딪칩니다.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벌써 오십이야!” 술자리에서 지난 시간의 넋두리로 떠들어 대는 소리입니다.
‘벌써’가 아니고 ‘이제’로 생각하면, 이제 ‘오십’이니 앞으로 ‘육십’에 나는 또 어떤 모습일까, 고민해 봅니다. 아마 ‘육십’에도 절반의 성공과 실패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십 년을 생각하며 오늘,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가는 겁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십 년을 마무리합니다. 살아감이 그렇습니다.


농사꾼 사진가 이창수씨가 사진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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