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즐기는 클린턴 대통령의 여유 - 출입기자들에 농담성 거짓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1일 오후 미 백악관의 브리핑룸에 있던 출입기자들은 깜짝 놀랐다.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하러 나와야 할 자리에 빌 클린턴 대통령이 목발을 짚고 직접 나타난 것.더욱이 클린턴은'깜짝 선언'을 했다.“정말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같습니다.”

기자들은 바짝 긴장했다.클린턴은 말을 이었다.“멍청하게도 매커리 대변인이 백악관의 어두운 조명 때문에 계단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부상했습니다.당분간은 나올 수 없을 것같습니다.”취재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클린턴이 이어“오

늘부터 마이크 대신 크리스 엥스코프가 대변인으로 일하게 됐다”고 덧붙이자 기자들은 하나 둘씩 빙그레 웃기 시작했다.엥스코프는 불과 25세로 아직 대변인감이 아니기 때문.

클린턴이“마이크의 직무수행이 심각한 위험에 빠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한 대목에서 기자들은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만우절 농담'이란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곧이어 매커리 대변인이 브리핑룸으로 들어오자 폭소는 절정에 달했다. [워싱턴=이재학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