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암.노화 극복에도 길 트여 - 서울대 유전자이식硏소장 서정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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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람의 염색체는 매우 긴 DNA 가닥으로 구성돼 있다.

염색체가 하는 일은 복제된 DNA 가닥을 잘 포장해 세포가 분열할 때 똑같이 양쪽으로 분리시키는 것이다.염색체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중심부분의 중심체로 방추사와 결합해 세포분열때 정확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녀세포로 이동하게 한다.

둘째는 복제개시 부위며,셋째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말단체로 복제의 종결을 담당한다.

현재 인간의 유전자 서열을 알아내는 작업이 한창이나 염색체의 구조를 달리하는 위의 세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인조염색체는 현재 효모에선 10여년전에 성공적으로 만들어져 인체게놈사업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포유류에선 효모와 달리 염색체가 50배 정도 크기 때문에 생물공학적 관점에서 큰 DNA분자를 조작하기 어려워 성공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단지 말단부의 위치를 변경시킨 미니염색체는 보고된 바 있으나 이번처럼 합성된 중심체를 이용한 제대로 된 인조염색체를 만들고 이것이 6개월까지 기능을 발휘한 것은 학문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이 기술의 응용분야는 첫째,염색체의 포장이나 분리가 잘못돼 생기는 다운증후군의 치료며 둘째,현재 바이러스를 매개로 하는 유전자치료법이 엉뚱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치료법으로의 응용분야다.

앞으로 포유류 염색체 조작이 보다 간편해짐에 따라 인체게놈사업에서 유전자 복제개시에 관한 정보나 정상적인 중심체 기능을 알아냄으로써 염색체 분리이상으로 생기는 모든 질환(암이나 노화도 여기에 포함)등 생명의 기본적인 문제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유전자이식硏 소장 서정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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