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SBS '그것이 알고싶다' - 비정한 노년 이혼 증가 추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30년 가까이 지켜온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50~60대에 남남으로 갈라서는 노년의 이혼은 이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조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왜,무엇 때문에?

인생의 황혼기에 생겨나는 가정파괴 현상과 사회적 문제점들이 31일 밤11시 SBS'그것이 알고 싶다-예순살의 반란,노년이혼'(연출 이승주)을 통해 방영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몇년 전부터'정년이혼'또는'은퇴이혼'이란 말이 유행했다.남편이 정년퇴직하면 바로 이혼을 요구,퇴직금으로 남은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다는,어찌 보면 비정한 얘기가 이제 우리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1~2년도 아닌 수십년간 유지해온 가정을 홀연 깨뜨린다는 것은 젊은 부부들의 이혼과는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다.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95년 인구동태 통계결과'를 보면 20년이상 살다 헤어진 부부가 전체 이혼부부중 차지

하는 비중이 86년 4.5%에서 95년 9.1%로 10년 사이에 두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일의 남성 상담기관인 '한국남성의전화'가 지난 2월 한달간 전화로 상담한 명예퇴직자 40명을 분석한 결과 아내의 이혼요구로 상담한 사람은 모두 6명으로 15%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불만속에 억눌려온 아내들이 남편의 퇴직후 악화될 경제력과 믿지못할 장래성등 불신의 증폭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방적인 이혼소송을 하고 집을 나간 할머니를 무작정 기다리는 경기도에 사는 한 할아버지,일흔두살에 퇴직한 뒤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10평 남짓한 조그마한 연립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기다린다.

또 결혼생활이 끔찍했으며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다며 울먹이는 할머니들의 사연도 나란히 대비된다.'있을 때 잘해'라는 말은 더이상 한때의 유행어가 아닌 듯하다. 〈정형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