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비상>上. 대량실업시대가 닥쳐온다 - 선진국의 실업률 (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고용상황을 볼 때 미국은 호조 지속,일본은 미미하나마 개선 조짐,유럽은 먹구름 상태로 요약된다.미국은 장기호황이 지속되면서 92년 7.4%까지 올랐던 실업률이 이후 해마다 낮아져 96년 이후 5%대의 낮은 수준을 이어 가고 있다.

이론(異論)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이 정도면 완전고용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올 들어서도 2월중 실업률이 5.3%로 나타났고 매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최근 30만건 내외로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 수년간 이른바 초(超)빙하기로 불릴 정도의 고용악화 상태에 빠져 있던 일본은 지난해말부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고용상황도 개선될 조짐이다.최근 조사에 따르면 은행.증권등 금융업을 제외한 전 산업부문에서 기업들이 지난 4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신규고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92년 2.2% 이래 계속 악화돼 온 실업률은 지난해 3.4%로서 지난 53년 실업률통계 발표 이래 최악을 기록했으며 올 들어서도 아직까지 3.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은 고용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독일과 프랑스의 실업률은 2차대전 이후 최고수준을 계속 경신중이다.독일의 경우 지난해말 10.8%를 기록한 실업률이 올 들어 1월 12.2%,2월 12.5%등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프랑스도 지난 2월 12% 수준을 기록했다.70년대만 해도 두 나라의 실업률은 미국보다 낮았으나 실업보험을 비롯해 잘 갖춰진 복지제도와 정부규제등에 따른 고용창출의 실패로 완전히 역전됐다.

이에 비해 영국은 최근 수년새 지속적인 실업률저하 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지난 1월 영국의 실업률은 6.5%로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는 독일.프랑스와 달리 과감한 민영화와 규제완화,사회복지제도의 감축에 나선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김형기.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