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시립대 유영균 교수 - 극단 '알' 창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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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우리 연극 제작환경의 낙후성을 극복하고자 제자들과 뜻을 모았습니다.”

'재야연극인'으로 그동안 학문연구에만 몰두하던 한 대학교수가 극단을 창단했다.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시립대 영문과 유영균(48.사진)교수.

그는 희곡및 연극연출 전공으로 80년대초 미국에 유학을 가 텍사스 서던 메소디스트대에서 당시로서는 드물게 실기석사(MFA)를 받아 화제가 됐다.

그가 다소'갑작스럽게' 극단'알'을 창단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극단 운영의 현대화를 통해 연극의 영세성을 탈피해 보자는 뜻에서다.그는 시립대 극회 출신 제자 30여명을 모아 일단 극단을 갖춘뒤 창단공연 후 공동투자 공동배분의 유

한회사 '연극과 영상'을 설립,본격적인 상업화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극단운영에서 어쩌면 고질적 병폐라 할 수 있는 대표중심체제를 지양하자는 뜻으로 일단 제자들을 모았습니다.각자에게 참여동기를 부여하면서 예술혼을 키우자는 생각에서죠.그런 열정들이 모였으니 빠른 시일내 이익도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창단작품으로 닐 사이먼의'브라이튼 해변의 비망록'(박재완 연출)을 선정,현재 창무포스트극장에서 공연중인데 “아직은 준프로급이지만 반응이 꽤 좋은 편”이라며 잔뜩 고무돼 있다.

그는 앞으로“극단.극계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비디오로 만들어 각 방송사에 방송용으로 제공하는등 부대사업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지금까지는 어쩌면 공부를 많이 한 프로들의 설

자리가 좁았던 시대였다고 할 수 있지요.그러나 앞으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운영이 아니면 통하지 않아요.”

그는 가을께 체호프의'벚꽃동산'을 직접 연출하는등'전공을 살려'현장에 몰두하면서 1년에 서너 작품씩 꾸준히 하는 극단 이름 그대로 알찬 극단을 만들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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