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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빛과그림자>3. 말레이시아 - MSC 계획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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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싱가포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분야의 발전이 핵심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가 싱가포르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아시아의 정보통신중심지로 만들겠다는'싱가포르 원(one)'계획을 내놓자 말레이시아에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싱가포르에 뒤처진 말레이시아의 입장에서 미래 산업의 핵심인 정보통신 분야에서 싱가포르가 저만치 더 앞서간다면 말레이시아는 당분간 싱가포르를 따라잡을 가망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에 대항해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해 8월 '싱가포르 원'계획에 대응하는 멀티미디어 슈퍼회랑(MSC)구상을 내놓았다.

2년여에 걸친 준비를 거쳐 나온 MSC구상은 수도인 콸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약50㎞ 떨어진 세팡지역을 중심으로 길이 50㎞,폭 15㎞의 거대한 회랑 지역에 2개의 인텔리전트 도시를 만들고 신공항과 고속도로등 각종 정보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경쟁국인 싱가포르 전체(면적 6백50만평방㎞)보다 넓은 7백50만평방㎞지역에 2000년까지 외국자본등을 포함,총 4백억달러를 투자해 이 지역을 세계적인 정보통신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MSC계획을 대외적으로 세일즈하기 위해 지난 1월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와 실리콘 밸리를 방문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 자리에서“MSC는 앞으로 도로.공항등의 물질적 인프라에서 뿐만 아니라 법률이나 정책등 소프트인프라에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MSC참가를 호소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또“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98년부터 내가 있는 총리실부터 MSC에 건설되는 인텔리전트 도시로 옮겨가 이곳의 모든 문제를 추진하고 감독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를 계기로 당초 과욕처럼 보였던 계획이 급진전,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손정의(소프트뱅크),루이스 플랫(휴렛팩커드)등 세계정보통신산업계 거두 30여명으로 MSC계획 국제자문단이 구성됐다.

LG의 구본무회장도 자문단 멤버의 한 명으로 참여하고 있다.그러나 고급인력의 절대적 부족,외국인 인력에 대한 전통적 반감,방대한 자금조달의 어려움등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콸라룸푸르=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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