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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훌쩍 큰 김효범, 방성윤 벽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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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모비스의 슈팅가드 김효범(右)이 SK 외국인 선수 콜린스의 마크를 피해 골밑 슛을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SK가 돌아온 ‘빅뱅’ 방성윤과 함께 대폭발을 일으킬까.

모비스가 SK의 이런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에서 모비스는 SK를 87-84로 물리쳤다. 최근 2연패를 당했던 모비스는 SK를 제물로 2연승을 거두면서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 14승6패로 동부와 함께 공동 선두다. 미국에서 돌아온 방성윤을 앞세워 대약진을 노렸던 SK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7승13패로 9위, 아직 갈 길이 멀다.

NBA 진출의 꿈을 꾸는 1m95㎝짜리 장신 슈터. SK의 방성윤과 모비스의 김효범의 공통점이다.

김주성 이후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방성윤은 이날 지난해에 비해 훌쩍 커진 김효범과 맞닥뜨려야 했다.

김효범은 지난 시즌까지 방성윤의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비시즌 중 훈련을 거듭한 끝에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큼 기량이 성장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두 선수를 두고 “기술은 비슷하다. 그러나 힘을 쓸 때와 쓰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노련함은 방성윤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효범에게 “방성윤을 의식하는 순간 지는 것”이라고 충고도 했다.

역시 방성윤은 노련했다. 3쿼터까지 9득점에 그쳤던 방성윤은 위기가 되자 폭발했다. SK가 71-81로 뒤진 종료 5분 전쯤 방성윤은 돌파에 이은 보너스 자유투에 이어 3점슛까지 우겨 넣었다.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자 반대쪽에 있는 문경은에게 어시스트해 3점슛으로 연결시켰다. 순식간에 경기는 84-83으로 뒤집어졌다.

페이스는 완전히 SK로 넘어갔다. 이 위기에서 김효범이 폭발했다. 방성윤이 하면 나도 한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종료 2분 전 문경은을 앞에 두고 3점슛을 넣어 86-84로 역전시켰고, 이 득점이 결승점이 됐다. 모비스는 경기 종료 14.5초 전 김현중이 자유투 두 개 가운데 한 개를 넣어 점수를 3점 차로 벌렸고, SK는 종료 직전 던진 방성윤의 슛이 빗나가 결국 동점 기회를 날려 버렸다.

방성윤은 이날 15점, 김효범은 14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승자는 경기에 승리한 김효범이었다. 방성윤은 스몰포워드로, 김효범은 슈팅 가드로 뛰었다. 둘이 마주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해진 경기 종료 직전 두 선수는 얼굴을 맞댈 수밖에 없었다. 종료 55초 전 수비가 엉키면서 김효범을 방성윤이 맡아야 했다. 방성윤은 김효범과 접촉을 하다 플로어에서 쿵 소리가 나게 넘어졌다. 역시 방성윤은 노련했다. 진짜보다 더 실감나는 방성윤의 할리우드 액션에 심판이 속았다면 방성윤이 이길 뻔했다.

부산에서는 3점슛 3개 포함 19점을 몰아넣은 송영진의 활약으로 KTF가 LG를 81-74로 누르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KTF는 11월 23일 이후 25일 만에 승리의 꿀맛을 봤다. LG를 상대로는 2월 17일 이후 304일 만에 이겼다. 송영진은 1쿼터 10점을 몰아넣었고 4쿼터 LG가 58-64로 추격하자 자유투로 점수 차를 벌렸다. 중요한 때 스틸로 LG의 흐름도 끊었다.

LG는 경기 막판까지 추격전을 벌였으나 고비 때마다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4쿼터에 나온 4개의 턴오버에 졌다. 경기막판 파울 작전까지 동원했으나 KTF가 자유투 10개 중 8개를 성공시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성호준 기자, 부산=채준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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