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비리의혹 - 신한국당, '질질 끌다간 다 망한다' 위기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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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한국 대응=신한국당의 김철(金哲)대변인은 12일 김현철(金賢哲)씨 문제에 대해 논평을 내고“언론보도를 정독하고 있고 야당의 비판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이 현철씨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고,어떤 방법으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위당직자 회의에서도 현철씨 문제에 관해서는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언론보도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데 그쳤다.그런 가운데 현철씨에 대해“그럴 수가…”라고 한탄하는 당직자들은 더욱 늘었다.

야권의 특검제 요구등 각종 공세에 시달리는 서청원(徐淸源)원내총무와 하순봉(河舜鳳)수석부총무는“증거도 없는데 청문회장에 출두시킬 수 있느냐”는 입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당내에서조차 갈수록 옹색해지고 있다.현철씨의 국정 농단혐의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분노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당소속 초선의원들의'바른정치를 위한 모임'토론회에서는 현철씨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밝혔다.

“현철씨 비리가 계속 터지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질질 끌다간 여권 전체가 망가진다”는 걱정들이 쏟아졌다는 것.

역시 이날 오후 열린 또다른 초선의원들의 모임'시월회'총회에서도 현철씨와 당의 무대책을 성토하는 얘기들이 적잖이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제 여당의원들은 대체로“현철씨가 결국 청문회 증언대에 서게 되는 것 아니냐”고 전망한다.

때문에“당지도부가 청와대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정국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민정계 한 중진의원은“당이 현철씨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가 어렵고,현철씨도 차기 정권에서 크게 다치고 말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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