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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에어포스 원' 뺨치는 전용기 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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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해 영국의 명문 프로축구 구단 '첼시'를 거액에 인수해 세계적 주목을 받은 러시아의 신흥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38.사진)가 이번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을 들여 최신형 보잉 767-300을 전용기로 구매했다. 거대 석유회사 '시브네프티'의 사장이자 시베리아 끝에 위치한 추코트주(州)의 주지사이기도 한 그는 현재 보잉 737을 전용기로 쓰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와 추코트주는 물론 첼시 구단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영국까지 전용기로 이동하는 아브라모비치는 "보다 안전하고 안락한 '공중 집무실'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새 전용기 구매 이유를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해 신형 보잉기를 구매한 뒤 영국에서 도색 작업을 했고, 현재 스위스 회사에 특수장비 설치와 내부 인테리어를 의뢰해 놓았다. 그의 전용 보잉기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능가하는 인테리어와 보안. 통신 장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호두나무 등 고급 목재와 금도장을 이용, 기내를 고급스럽게 꾸미는 것은 물론 별도의 욕실까지 갖출 예정이다. 또 보안 목적으로 한대에 150만달러에 달하는 미사일 교란장치까지 설치한다는 것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전용기 외에도 한척에 9000만달러가 넘는 개인 요트 세척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에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초호화 별장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의 보란 듯한 '돈자랑'이 애국적 성향의 크렘린 인사들의 비위를 거슬려 그가 곧 사정의 표적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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