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농구 DNA’ 드디어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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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2년차 센터 이유진(18·1m85㎝·사진·左)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누군가를 닮았다. 바로 남자농구 동부의 이광재(24·1m88㎝·右)다. 둘은 여섯 살 터울의 친남매다. 지난 시즌 오빠와 함께 나란히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유진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11일 옥천에서 우리은행을 63-57로 물리쳤다. 이유진은 19득점·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2연패에서 탈출한 2위 삼성생명은 13승7패로 1위 신한은행(18승2패)과의 격차를 5경기로 줄였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 국민은행전 승리로 10연패에서 탈출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유진은 농구 가족이다. 아버지 이왕돈씨는 실업농구 삼성전자에서, 어머니 홍혜란씨는 태평양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농구인의 피를 온전히 물려받았다. 남매는 나란히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 데뷔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오빠인 이광재는 신인 돌풍을 일으키며 2007~2008 시즌 동부의 우승에 일조했다. 반면 동생 이유진은 지난 시즌 평균 1.7득점, 2.4리바운드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고 이날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삼성생명은 1쿼터 중반 우리은행의 기세에 눌려 4-14로 뒤졌다. 이때 이유진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쿼터 두 개의 골밑슛을 성공시킨 이유진은 스틸과 수비 리바운드를 통해 동료들에게 공격의 물꼬를 터주기도 했다. 2쿼터에는 자유투로만 7점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수비에서도 이유진은 이종애(4점·4리바운드)와 함께 든든하게 골밑을 사수하며 승리를 지켰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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