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ade in Korea’ 127개 품목 세계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 표면은 반짝거리고 깔끔하다. 다 이유가 있다. 윤기를 내고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플라스틱 필름을 붙인다. 이것이 고광택 시트다. 국내 주요 가전제품 표면에도 고광택 시트가 붙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 세계에서 쓰이는 이 고광택 시트의 열 중 아홉은 LG화학 같은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86%로 압도적인 1위다. 원래 세계 1위였던 일본을 제쳤다. 지금은 미국 GE·월풀,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가전 회사들이 대부분 한국산 고광택 시트를 쓴다.

1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세계 일류 상품 가운데 지난해 고광택 시트처럼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제품은 모두 127개였다. 5년 전인 2002년(49개)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산 D램(점유율 49.1%), LNG 운반선(80.5%), TFT-LCD(38.5%) 등이 세계 1위를 지켰다. 비디오테이프(85.0%)는 세계시장을 거의 독점했다. 카지노에서 쓰는 모니터(60.3%), 해수 담수화 설비(43%), 자전거용 신발(34%), 오토바이 헬멧(32.5%)도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며 수출 효자 노릇을 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가 각각 세계 1위 품목 26개씩을 보유했다. 현대중공업은 각종 선박과 엔진, 굴착기 등이 1위였으며 삼성전자는 D램·냉장고·에어컨·CDMA 휴대전화 등이었다. 다음은 LG전자(13개)와 LG화학(12개) 순이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56개 품목을 세계 일류 상품으로 추가 지정했다. ▶금호 타이어의 F3 경주 자동차용 타이어 ▶삼성전자의 초소형 휴대전화 기지국 ▶현대중공업의 심해 원유 생산 설비 등이다.


세계 1위 상품이 늘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지식경제부 통계와 달리 한국의 세계 1위 제품이 중국 등에 밀려 자꾸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 수는 2002년에 비해 10%가량 줄었다.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은 조사 방법과 인용한 통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역연구원의 보고서는 유엔 통계를 분석한 것이다. 매년 같은 품목을 놓고 세계 1위가 어느 나라 제품인지를 조사한다. 반면 지식경제부는 해마다 수십 개씩 일류 상품을 더 지정하면서 이 중 세계 1위가 어떤 것들인지를 잡아낸다. 일류 상품 개수가 늘어나니 점유율 1위인 제품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식경제부의 통계는 실제 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향상됐는지를 판단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 상품은 2006년 523개에서 지난해 584개로 11.7% 늘었으나 이 중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은 같은 기간 121개에서 127개로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권혁주 기자

[J-Hot]

▶ 가짜 양주 먹이고 죽어가는 손님 방치한 무서운 술집

▶ 전유성, 진미령과의 이혼설에 "일주일에 한 두번…"

▶ 10만명중 1명 있을 천재…10살 대학 가는 소녀

▶ 이것 따끈하게 데워먹으면 값싼 감기·독감 치료제

▶ 몸통으로 칭칭…닭 잡아먹는 비단뱀 생생한 현장

▶ 한국 남성 필리핀 성매매 관광으로 '코피노' 급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