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인정 안되고 인사혜택 적어 기능교육생 절반중도 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기능공 전문양성기관에서 훈련받는 교육생들의 절반 가량이 중간에 탈락하고,올해 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교육과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과 크게 상치되는 것이다.

5일 생산기술연구원 산하 산업기술교육센터,대구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부설 섬유기술대학,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중소기업연수원 전문기술인력양성과정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2월 졸업생수는 2년전 입학인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세 기관의 올해 졸업생수는▶중진공 연수원 1백81명(95년 입학생 3백80명)▶생기원 교육센터 4백50명(입학생 8백50명)▶섬유대학 3백31명(입학생 5백60명)으로 입학생의 41~52%가 중도탈락했다.

이처럼 중도탈락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세 기관들이 전문대처럼 2년제로 운영되지만 전문대와 달리 교육부로부터 정식 학력인정을 못 받기 때문.

따라서 졸업생들이 4년제 대학에 편입해 학업을 계속하는 게 불가능하고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이들 학생이 일부 회사에서 급여나 승진시 별다른 혜택을 못 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섬유대학은 지난달 28일 마감한 주간부 학생모집 결과 정원 3백20명에 1백20명만 지원했고,3일 시작된 야간부 모집에는 지원자가 거의 없어 모집기간을 오는 22일까지 연장했다.

대학측은 정원이 차지 않을 경우 주간부 5개과를 통폐합하거나 야간부는 잠정적으로 폐과(閉課)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진공 연수원은 중도탈락자를 고려해 아예 처음부터 수용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뽑고 있다.

중진공의 어치선(魚治善)연수원장은“교육이 이론보다 실기위주로 진행돼 정규 전문대보다 더 알차다”면서“간판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풍조가 온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올해 연구개발투자계획이 3억원 이상인 4백6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이들 기업의 평균 투자증가율은 예년(90~94년 연평균 24.7%)의 절반 이하인 10%선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돼 연구개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본지 3월5일자 26면 참조>

기업들은 또 기술습득을 위해 대폭 늘렸던 예년의 해외연수등도 올 들어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삼성.현대.LG.포항제철등 지난해 부진했던 전자.철강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기업들이 특히 그러하다.

최근 현대전자는 품질보증발표회 최우수수상자등의 해외연수특전을 없앴다.

삼성은 지역전문가 연수사원을 예년의 4백명선에서 올해는 2백명선으로 줄이기로 했다.사원들의 기술개발과 자기계발 기회를 크게 줄인 셈이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