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경식 새 경제 부총리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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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임 강경식(姜慶植)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개각발표 직후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공식회견을 갖고 금융실명제 보완 의지등을 밝혔다.

-취임소감은.

“이번 개각의 직접적 계기인 한보사건으로 어지러워진 우리 경제를 수습하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경제 회생처방은 무엇인가.

“실력 이상으로 씀씀이가 커진게 가장 큰 문제다.이때문에 엄청난 무역적자와 외채를 안게 됐다.단기적으로 나라의 지출을 줄이고,중장기적으론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고쳐나가는데 진력하겠다.”

-금융실명제를 주창했으면서도 지금은 제도보완을 주장하고 있는데.

“80년대초 금융실명제 도입을 주장했을 때는 이철희.장영자 사건으로 상징되는 지하경제를 드러내 공평과세를 실현하자는 목적이었고 어떤 면에서 세제개혁의 일환이었다.문민정부가 어렵게 이를 도입한 것은 큰 용단이었지만 개혁과정에서 비리척

결의 수단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진 것같다.따라서 원래의 취지인 공평과세를 위해선 세제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규제완화의 방향은.

“기업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하지만 그동안엔 생산자 중심의 규제완화에 치중된 감이 있다.경제개방화에 따라 소비자 중심의 규제완화가 수반돼야 한다.환경규제는 더욱 강화돼야 할 부분이다.”

-선거를 앞두고 부양책을 쓰지는 않을는지.

“개방경제로 부양책의 효과가 상당부분 국외로 누출될 것이 뻔하다.이제 부양책이라는 발상 자체를 재검토할 때가 왔다고 본다.”

-안정과 성장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는지.

“나는 경제기획원 차관보 시절인 80년을 전후해 안정화시책을 강하게 밀어붙여 물가와 성장.수출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물론 국제적 3저(低)현상이 뒷받침됐지만 물가와 성장이 반드시 서로 배반적인 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특히 물가가 4.5% 올랐다 하는 이야기는 이제 의미가 없다.그런 것보다 경제의 틀 전체를 바꾸는게 중요하다.”

5공의 초기 개혁정책을 주도한 소신파 경제 테크노크라트였던 신임 姜부총리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해 나갔다.

82년 실명제를 추진한 주역이었으나 문민정부가 실시한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었다.평소 김인호(金仁浩)경제수석 칭찬을 많이 해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있으면서 연구소 운용과 저술활동등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경제철학을 전파해 왔다.부인 조삼진(趙三珍.57)씨와 3남1녀. <홍승일 기자>

<사진설명>

“축하합니다”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에 내정된 신한국당 강경식의원이 5일 오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환경당정회의에 앞서 참석자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으며 환담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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