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티셔츠.카디건등 옷 백화점PB상품에 많고 값차이 2-3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주부 김수화(29.서울방배동)씨는 지난달 인근 A백화점에서 라운드티셔츠 한개를 2만5천원 주고 구입했다.그러나 김씨는 이달초 설을 쇠러 고향에 갔다가 친척중 한명이 겉보기에 똑같은 티셔츠를 동대문시장에서 9천원 주고 구입했다는 사

실을 알고 몹시 씁쓸했다.

최근 백화점의류의 상당부분이 서울 남대문.동대문의 이른바'시장물건'이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남대문과 동대문의 상인들이 일부 서울지역은 물론 상당수의 지방백화점등에 물건을 대량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남대문과 동대문 상인들이 만든 보석티셔츠(속칭 반짝이)와 라운드티셔츠는 물론 재킷 형태의 스웨터인 카디건등 상당수 물량이 백화점 물건으로 공공연히 공급되고 있다.시장물건은 백화점의 PB상품(자사상표부착)에도 많은 것으로 알

려졌다.

백화점에서 파는 이들 상품의 가격은 당연히 시장에서 팔 때보다 보통 2~3배씩 비싸지게 마련이다.

이들 일부 백화점들은 한달에 한번정도의 시장물건 거래로 보통 2~3개월 어음 결제가 이뤄지며 반품을 받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백화점측은“겉보기에는 시장물건과 같은 상품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품질면에서 차이가 난다”

고 반박한다.

즉 일부 백화점에 납품하는 업체가 이들 시장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하더라도 각 백화점의 디자인.봉제상태등 품질기준에 맞는 물건만을 납품받아 판매하기 때문에 실제는 다른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강변이다.

이와 관련,주요 백화점들은“고급상품 이미지가 생명인 백화점이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시장물건을 반입해 비싸게 파는 일은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유통전문가들은“국내 백화점들이 가격과 품질 차별화가 미흡해 고가제품에서부터 시장수준의 값싼 의류까지 모두 취급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비자들도 백화점에 들러 값싼 물건까지 일괄 구입하려는 구매행태가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시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