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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금리 떨어뜨릴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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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시중 금리를 떨어뜨리는 데 은행장들이 팔을 걷고 나서기로 했다. 우선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을 줄이기로 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은행권이 8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대신 정부에 은행의 자본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시중·국책 7개 은행 은행장들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은행권이 금리 인하 대책을 내놓은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펀드를 만들어 회사채 등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금리를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또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금융권이 1년간 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대주단 협약’ 의 가입 심사 기간을 기존 한 달에서 2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주단 협약 가입을 신청한 업체에 대해 심사가 끝나기 전 일부 금융사가 채권을 회수하려 한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까지 모두 30개 건설사가 대주단 협약 가입을 신청해 이 중 27개사가 협약을 적용받게 됐고, 나머지 3곳은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또 부실채권정리기금의 남은 자금 중 금융권 잉여금인 6760억원을 신용회복기금에 출연해 금융 소외자들의 신용 회복을 위한 종자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은행장들은 그러나 대출을 늘리려면 은행의 건전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은행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참석자는 “은행이 기본자본을 늘리기 위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 채권의 발행 한도를 높여주는 등의 대책을 정부에 건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과 민유성 산업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 송기진 광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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