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월드] 무슬림 성지순례 '하지'에 300만 무슬림 참가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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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소식을 중앙일보 국제부문 기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생생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경환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한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 주실 건가요?

무슬림 5대 의무 '하지'

기자: 네, 이슬람의 발생지이자 최고의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리고 있는 성지순례 행사, 즉 하지(Haj)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는 세계인구의 약 20%인 12억 무슬림이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일생에 한번 이상 성지인 메카를 방문해 정해진 의식을 치르는 행사입니다.

앵커: 올해 하지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순례기간은 이슬람력으로 12월 8일부터 12일까집니다. 올해의 경우 양력으로는 12월 6일 시작해 10일 끝납니다.

올해에는 178개국 300만명 참가

앵: 올해도 하지 행사에 많은 무슬림들이 참가하죠.
기: 네, 세계 178개국에서 170만 명 등 최대 300만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 성지순례 행사 일정을 소개해주시죠.
기: 아브라함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카바 신전 주위를 도는 타와프 등 일부 일정은 이미 소화했습니다. 이어 순례객들은 미나 평원과 마호메트가 마지막 설교를 한 것으로 알려진 아라파트산에서 기도와 명상을 했습니다.

앵: 앞으로 남은 일정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 순례객들은 8일 아라파트산을 떠나 다시 미나 평원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무즈달리파 사막에서 주운 작은 자갈을 사탄을 상징하는 기둥에 던지는 행사와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치르고 메카로 돌아와 10일 성지순례를 마감할 예정입니다.

"고리대금업 때문에 금융위기" 미 비난

앵: 하지에선 원칙적으로 정치적 발언은 금지된다고 하는데 올해 행사에선 어떤 말들이 나왔습니까.
기: 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사우디의 한 종교지도자는 "신의 규칙을 무시하고, 이슬람에서는 금지된 고리대금업을 허용함으로써 금융 위기가 일어났다. 무슬림은 신의 규칙을 엄수하면서 경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국 무슬림 수의 1%에게만 순례를 허용하는 쿼터제가 실시되고 있다고 하죠.

압사 등 대형사고 잇따라…올해는 없어

기: 짧은 기간에 수백만 명의 성지순례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압사 사고 등 각종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990년에는 성지로 가는 길의 터널이 무너져 1426명이 숨졌고, 2006년에는 363명이 메카 인근 미나 계곡에서 압사했습니다.
앵: 올해는 어떤가요.

기: 다행히 아직 큰 사고는 없다고 합니다. 대형 사고를 피하기 위해 사우디 당국이 여러 안전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지 기온이 섭씨 30도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다지 더운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더위를 식히기 위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우디, '테러 예방'에 혼신…병력·헬기 배치

앵: 인도 뭄바이 테러 직후 열리는 행사여서 테러 위험도 없지 않겠네요.
기: 특히 올해 성지순례는 뭄바이 테러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치러지는 것이어서 사우디 당국이 테러 예방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10만명의 치안인력이 메카 주변 지역에 배치돼 있습니다. 당국은 또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 첨단헬기도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앵: 한 기자 감사합니다.
기: 예, 감사합니다.

앵커: 오늘은 사우디 메카에서의 성지순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뉴스방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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