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쉬는날 '노점상의 날'-헛걸음 주부겨냥 잡화.먹거리상 북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노점상들이 백화점 휴무일때 이를 모르고 무심코 찾아오는 고객들을 상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노점상들은 각 백화점이 쉬는 날을 골라 한곳에 평균 10여명씩 몰려들어 성시(盛市)를 이루고 있다.

백화점의 휴무일이 일정치 않아 상시로 운영되는 노점상이 많지는 않고 인근 상인이 대부분이지만 백화점당 연간 30일정도의 휴점일에 맞춰 전문적으로 '하루살이 장사'에 나서는 상인도 제법 있을 정도다.

이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주로 헛걸음치는 주부등을 겨냥하기 때문에 장갑.우산.넥타이.양말.튀김.어묵등 잡화와 먹거리가 대부분이다.원래 백화점은 상업적인 입지가 뛰어난 길목이라 노점상들이 항상 눈독들이는 자리다.

따라서 노점상들은 명동.영등포일대의 경우 휴점일에도 발걸음이 가장 잦은 정문 인근에서 하루 20만~30만원 정도의 상품을 팔고 있다.이밖에 애경.그랜드등 외곽에 위치한 백화점일지라도 정문 노점상은 하루 매출이 10만원 안팎,주변은

5만원 정도로 웬만한 길목의 장사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대부분 허가를 받지 않고 장사하고 있으나 노약자.영세민이 많아 백화점측은 자사 이미지와 지역주민의 민원제기 우려 때문에 적절한 대책마련도 못세우고 있는 형편이다.공식적으론 이들 노점상이 백화점측에 자리몫을 지불하는 사례

는 거의 없지만 백화점마다 필요에 따라 이를 묵인하기도 한다.애경의 경우 백화점이 들어서기 전부터 약 8년간 현 위치에서 노점상을 하는 상인에게 시설물 훼손등이 있을 때 신속히 연락해주는 조건으로 이를 허용해주고 있다. 〈김시래 기자〉

<사진설명>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앞에서 어린이용 장난감 스티커를 파는 노점상들이

휴무일에 맞춰 장사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