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장난감·책 친구와 바꿔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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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공원. 어린이들이 쓰던 장난감.동화책.인형.옷.신발.가방.비디오 테이프 등으로 한켠이 가득찼다. 어린이들은 장난감을, 부모들은 책과 옷을 고르느라 분주했다.

서울시 국.공립 보육시설 연합회가 소속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자원 재활용의 소중함을 알리고 경제교육도 시키려고 마련한 '어린이 알뜰마당'이다.

이 자리엔 양천구립 어린이집 9곳에 다니는 7세 어린이 200여명이 1주일 동안 모은 물건이 나왔다. 재민(7)이는 오래 가지고 놀아 싫증난 미니 자동차를 어린이집에 내놓고 '알뜰마당 교환권'을 받았었다. 알뜰마당에 온 재민이는 교환권을 내고 다른 친구가 내놓은 자동차를 받아 갔다.

교환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현금 판매도 했다. 판매 수익금 18만원은 적립해 연말에 어린이들 이름으로 불우이웃을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정 어린이집 전영옥 원장은 "어린이들이 싫증난 물건을 버리지 않고 또래와 바꿔 쓰는 습관을 갖게 될 것"이라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함께 자라게 된다"고 말했다.

재활용을 통한 나눔과 어린이 벼룩시장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서울시내 16곳에서 어린이 알뜰마당이 열린다. 특히 27~29일 성동구청 앞마당, 노원구 중계근린공원과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 강서구 구암공원, 구로구 구로가로공원 등에서 열리는 행사는 물건이 다양하고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개 어린이집들이 공동으로 주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매달 마지막 주마다 어린이들이 쓰던 물건을 사고 팔거나 교환하는 알뜰마당을 열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서울시 민간 어린이집.놀이방 연합회에서 행사를 열어 어린이집과 놀이방 933곳에 다니고 있는 어린이 8600여명이 참여해 1만8000여점의 물건을 교환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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