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사장, KBS 개혁 힘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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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KBS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이병순 사장 인정’을 내세운 강동구 현 노조 부위원장이 지난 3일 밤 당선됨에 따라 KBS 내부 갈등도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병순 사장에 대한 신임’의 의미로 해석, 구조조정·개편 등 사측의 개혁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이번 선거는 ‘정연주 전 사장 퇴진 운동’을 펼쳤던 현 노조 집행부와 ‘정연주 사수, 이병순 불인정’을 내세운 사원행동이 맞부딪쳐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모였다.

지난 8월 이병순 사장의 취임 과정에서 미디어 포커스·시사투나잇 폐지 등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폐지에 반발한 기자와 PD들이 사원행동에 힘을 모아 준 반면, 지방 송신소 통폐합이 본격화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위험을 느낀 기술직은 현 집행부를 계승한 강동구·최재훈 후보 측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래서 양자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개표한 1차 투표 결과 사원행동 측 김영한·김병국 후보가 1398표(34.7%)로 1위를, 강동구·최재훈 후보가 1243표(30.9%)를 얻어 2위를 했다. 그러나 1위 후보가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하지만 1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결선투표 결과 2위를 차지했던 강동구·최재훈 후보가 전체의 50.1%인 2045표를 얻어 사원행동 측 인사인 김영한·김병국(기호 4번) 후보를 66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투표율도 역대 최고인 95.7%(결선), 94.4%(1차)를 기록했다. 2006년 박승규 현 노조위원장이 당선됐을 당시 득표율은 1차 투표에서 88.8%, 결선투표에서 83.6%에 그쳤다. 이번 선거에 쏠린 KBS 사원들의 관심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KBS 내에서는 ‘(사원행동 식의) 투쟁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원하는 직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선자 “노조원 통합 급선무”=강씨는 유세 기간 내내 ‘KBS 출신 1호 사장’으로서 이 사장을 인정할 것을 강조했다. “사원행동처럼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2년 내내 퇴진 투쟁에만 ‘올인’해야 한다. 그러면 YTN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는 게 강씨의 주장이다. 또 정 전 사장에 대해선 “팀제의 폐해를 심화시킨 조직 개편과 원칙·절차를 무시한 프로그램 개편으로 제작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내부 분열을 심화시켰다”고 비난했다. 당초 네 명의 후보가 맞붙은 1차 투표에서 강씨는 2위에 그쳤다. 그러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실시한 결선투표에서 결과를 뒤집고 당선됐다.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는 “반신불수로 (노조를)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통합되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원행동 “조만간 거취 결정”=한편 사원행동 측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1차 투표에서 김 후보가 최다 득표를 했던 터라 낙승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이 사장 취임에 반대한 사원행동 주 가담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이뤄질 10일 임시이사회에 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원래 노조 선거 이후 해단선언을 할 계획이었으나 조합원의 절반 가까운 지지를 받은 만큼 향후 거취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필규·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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