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위독설 초긴장-대만 準전시 경계 中군부 복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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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래전부터 사망 임박설이 나돌던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92)의 건강이 다시 크게 악화돼 곧 사망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중국문제에 대해 가장 확실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대만의 대륙위원회도 18일 그동안 鄧의 사망임박설에 대해 침묵을 지켜오던 입장을 바꿔“이번에는 정말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해 鄧의 건강이 매우 위태로운 상태임을 밝혔다.

이 위원회 장징위(張京育)주임위원(장관급)은 이날 鄧의 건강이“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점을 확인해주는 정보를 입수했으며,현재 이에관한 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鄧의 건강악화설을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대만 국방부측은 18일 유사시에 대비,대륙지역에 대한 경계.감시범위를 평소의 2백50해리에서 5백해리로 확대 선포했다.

이는 대만의 대(對)대륙지역 감시범위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까지 이르는 것으로 사실상 준(準)전시의 경계상태에 돌입한 것을 의미한다.

대만 국방부측은 특히 중국 해방군이 각 군구 사령관들을 원대복귀토록 명령을 내리는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이같은 鄧사망 임박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빌 클린턴 미 행정부도 鄧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중국 지도자들이 지방여행을 갑자기 중단하고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갔다는 최근의 보도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이 17일 밝혔다

.

이들은 장쩌민(江澤民)주석과 리펑(李鵬)총리가 鄧의 건강문제 때문에 지방여행을 중단하고 베이징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鄧과 같은 원로급 한 측근도 18일“鄧이 지난 15일부터 건강이 크게 악화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 심각한 상태”라고 말해 鄧의 사망임박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편 鄧의 건강악화설이 확산되면서 대만 주식시장은 이날 개장초부터 매도주문이 쇄도,전날보다 45.15포인트 떨어지는 급폭락장세를 보였으며,홍콩과 상하이(上海)주식시장도 鄧사망설 여파로크게 떨어졌다.

鄧은 92년 이후 중국 권력 핵심부에서 실권행사를 하지 않았으나 그가 지닌 상징성 때문에 사후(死後) 중국 권력층의 헤게모니 쟁탈전을 촉발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유광종 기자〉

<사진설명>

중국당국이 95년11월 마지막으로 공개한 덩샤오핑의 사진.鄧이 기력이

쇠진한 모습으로 당시 중국 국경일(10월1일)의 불꽃놀이를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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