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공포 직장인 스트레스-"나만의 고통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감원.명예퇴직등 경제 불황과 함께 찾아온 실직 바람.동료,선.후배가 떠나간 이후의 허탈감과 삭막해지는 직장 분위기.이에 따른 실직 공포감.

직원간의 사소한 갈등은 전보다 더욱 긴장과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속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정신적인 긴장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명예퇴직 바람 이후의 직장생활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을 정신과 전문의에게 들어본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정도언(鄭道彦)교수는“국제적인 경쟁력 요구와 불황이 겹쳐 갑자기 심한 경쟁상황에 노출된 직장인들은 견디기 어려운'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우선 직장내에서 나의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만 겪는 상황은 아니라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실직당한 사람은 안정된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그러나 최근 핀란드 헬싱키대 페카 마르티카이넨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사회적으로 실업률이 증가해 주위에 실직자가 늘다보면 실직으로 인한 사회적인 스트레스도 줄어 실직자들의 사망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 격언이 맞는 셈이다.

또한 같은 스트레스라도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인생의 위기상황을 자신의 성장기회로 역전시킬 수도 있다.'남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결코 도움이 안된다.

구체적으로 제안되는 극복 방법으로는 경쟁사회로 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임을'인정'하고 첫째,자신의 능력을 남과 차별화하는 노력을 하면서 평상시 다른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쌓는 것이다.

둘째는 어려울 때일수록 업무 자체 뿐만 아니라 직장내 대인관계에 신경을 써 자신이 위기에 있을 때 조언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의 인맥관리를 꾸준히 한다.

셋째,규칙적인 운동.바람직한 식습관.원만한 가정생활등을 유지하는 것등이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는 상사를 잘못 만나 서로 의견충돌이 잦은 경우다.회사 분위기가 좋아 어느 한쪽이 여유가 있고 마음이 편한 상황이라면 갈등은 문제로까지 비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처럼 인사 문제로 서로 신경이 곤두서 있을 때면 충돌하기 쉽다.

이때는 우선'내가 지금은 저렇게 견디기 힘든 상사 밑에서 일하지만 이 상황을 극복하다 보면 틀림없이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또는 상사의 행위를'상사의 인간적 한계상황'으로 간주하고 연민을 가지고 위

에서 내려다보는 느긋한 마음자세를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상사의 부당한 대우에 무조건 참는 것도'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차분하게 자기 의견의 타당성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직장내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개인의 능력개발.대인관계

개선.건전한 생활습관등을 일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