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 노동당비서 망명 사흘째 북경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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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베이징=유상철 특파원]베이징(北京)주재 한국영사부로의 망명사흘째를 맞은 14일 현재 황장엽(黃長燁)북한노동당비서는 식사도 잘하고 잠도 잘자 건강은 대단히 양호한 상태이나 예전에 비해 말수가 적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 망명한 김덕홍(金德弘)씨와는 다른 영사부내 독방을 쓰고있는 黃비서는 간이침대를 이용,보통 밤12시쯤 취침해 이튿날 오전7시 기상하고 있으며 낮에는 주로 독서하면서 시간을 보내고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黃비서는 특히 정확히 오전7시에 기상해 정장을 하고 한국영사부 관계자들을 맞는 절도있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13일 밤부터는 되도록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黃비서의 망명으로 초긴장 상태에 놓인 북한대사관 주창준(朱昌俊)대사는 김정일(金正日)의 55회 생일을 맞아 당초15일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던 일정을 포기한 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대사관측은 또 13일 밤 르탄(日壇)공원 부근 대사관저에서 열려했던 김정일 생일기념 외부인사 초청파티도 취소한 채 대사관의* 온갖 차량을 동원,한국영사부를 24시간 철야로 사면에서 포위하고 있다.차량번호가 사(使)133으로 시작되는 북한대사관 승용차에 분 승,길목을 지키고 있는 북한요원들은 대부분 국방색 점퍼를 착용하고 있으며,무척 초조한 모습으로 오가는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중국 공안보다 더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한편 한국영사부 업무가중단된줄 모르고 찾아왔다가 허 탕치게된 조선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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