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게이트>수사마무리 강력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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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보 의혹사건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14일 대검 청사는 지난달 27일 수사가 시작된지 19일만에 평온을 되찾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최병국(崔炳國)대검 중수부장은“범죄가 구성되지 않을 경우 정태수(鄭泰守)씨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이라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鄭씨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이적지않음을 시사해 눈길.
崔부장은 그러나“수사진척이 별로 없어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추가로 소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들어섰음을 다시 한번 확인.
…崔중수부장은 홍재형(洪在馨)전 경제부총리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 비서인 제성민(諸聖旻)씨를 소환조사했다는 보도에대해“조사한 적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으나 박재윤(朴在潤)전 통산부장관의 조사에 대해선“수사기밀”이라는 말로 시인.
金총재 비서인 諸씨의 조사소문에 따라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야당의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조사를 펴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으나 권노갑(權魯岬)의원을 수행해 검찰청에 들렀다가 검찰직원인 친구를 만난 것이 와전된 것으로 확인.
…崔부장은 홍인길(洪仁吉)의원에게 알선수재죄를 적용하고 대출외압과는 관련없는 권노갑(權魯岬)의원에게는 이보다 형량이 높은뇌물죄를 적용한 것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자신의 직무와 관련있느냐 여부에 따른 결정이지 형량으로 결 정한 문제는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
崔부장은 또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로 한보의혹이 설명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소숫점 아래까지 맞출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이런 식으로 이뤄졌구나'정도는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변.
한보 대출이 구속된 인사들 선에서 실제로 결정될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이 계속되자 얼굴까지 붉*히며“부도가 난 지금도 한보철강에 1조원이 방출되고 있지 않느냐.왜 큰 돈이 들어가면 무조건 외압이 있었다고 생각하느냐”고 응수.
…설연휴 기간을 포함,수사기간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새 불을 밝혔던 대검청사 10,11층 중앙수사부 조사실 형광등이 14일 새벽 대부분 꺼져 수사가 끝맺음 단계에 이르렀음을 입증.
이에따라 보름 이상 대검청사 현관앞에 진을 치고 있던 사진기자들도 이날 아침에는 대부분 철수,청사로비는 모처럼 한산한 분위기. 한편 대검은 이날부터“황장엽비서 망명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테러위험이 있어 출입을 통제키로 했다”며 출입기자들에게 비표를 나눠주고 각 출입문에서 일일이 신분증을 검사해 눈길.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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