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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설연휴 '조선전기 국보전'가볼만-호암갤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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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온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설.하지만 지나고 나면 고스톱 치고 TV 본 기억밖에 안남는다는 사람들이 많다.설 분위기와 어울리는 전시장을 찾는 것 또한 훌륭한 휴식방법이 아닐까. 대부분의 미술관과 화랑들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휴식기를 갖지만 고미술 분야의 좋은 전시는 이때도 계속 이어진다. 가장 주목할만한 전시는 역시 .몽유도원도와 조선전기국보전'.그간 미루다가 아직까지 못보았다면 이번 연휴가 조선전기 최고의 국보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호암갤러리(02-751-9995)에서 지난해 연말부 터 60일동안 계속되고 있는 이 전시는 연휴 직후인 11일 막을 내린다.두번째로 한국을 찾은 한국 회화사의 불멸의 명작인 안견의.몽유도원도'를 비롯해 외국에 있는 많은 국보급 미술품들은 아쉽지만 전시가 끝나면 다시 소장처로 돌아가야 한다.이번에 못보면 다시 볼날을 기약할 수 없다. 이미 여러차례 소개됐듯이 이 전시는 회화와 자기.칠기.불교미술등 조선전기 미술품이 분야별로 체계적인 조직을 이루고 있다.갤러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다시 밖으로 나오는 과정만으로도 조선전기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것 이다.교과서에 실린 유명 작품만 눈도장 찍는 식으로 찾아 보지말고 2백여점의 작품 모두를 천천히 살펴보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설을 만들 수 있다. 롯데월드 화랑(411-4779)은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지난달 23일부터.고미술품전시회'를 열고 있다.책장과 관복장.문갑.반닫이.약장.탁자.뒤주등 선조들이 사용해 손때묻은 고가구가 중심을 이루지만 이외에도 등잔대와 화로등 소품의 민속품이 함께선보인다.또 눈에 익은 호랑이 민화를 비롯해 책걸이 그림.신선도.화조도등 회화와 도자기류도 포함돼있어 작품감상과 함께 다양한 조선후기 생활상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미술 전문 전시관인 미맥 고미술전시관(549-2063.8일휴관)은.조선시대와 근대명품전'을 연다.전시장을 운영하면서 모은 소장품을 모두 풀어 보여주는 것으로 조선 청화백자와 대가의회화작품등 수백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고미술은 아니지만 우리의 전통 소재인 한지를 이용해 작업하는작가들의 그룹전도 눈길을 끈다.워커힐미술관(450-4666.8일 휴관)에서 열리는 전시.한지-그 이후'가 그것.전광영과 함영섭.함섭.허황등 22명의 작가들이 전통 한지와 직접 만든 수제 종이를 이용해 한국적 미감을 현대화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딱 떨어지는 설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 기간중 재미있게 볼 수있는 전시도 많다.예술의전당 미술관(580-1234)에서는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연장전시중인.한국의 누드 80년전'과.한.일 여류 2인전-문호정.세가와 기미카전'을 제 1,제2전시실에서 각각 연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760-4604.8일 휴관)에서는.현대건축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핀란드 건축의 거장.알바 알토전'이열린다.건축 뿐만 아니라 가구와 조명 디자인등 다양한 분야에서이름을 얻었던 알토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다. 경주에서도 좋은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선재미술관의.보테로전'이 23일까지 연장전시되고 있다.깡마른 몸매를 위해 오늘도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는 많은 이들에게 뚱뚱한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 1백여점은 위안을 준다. 〈안혜리 기자〉<사진설명> 롯데월드 화랑에서 열리고 있는.고미술품전시회'에 출품중인 금동불상과 청동기.삼국시대의 석검.귀걸이.이외에도 고향집의 훈훈한 인심이 느껴지는 고가구와 민속품등이 한자리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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