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잘 나가는 코리아'-작년 100억불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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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요즘 수출시장에서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해외건설.그러나 최근터진 한보사태가 잘 나가던 해외건설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다행히 이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주 신장세가 올 들어서도 계속돼 해외건설이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 췄음을 보여주고 있다.그렇지만 커지는 외형에 비해 외화가득률은 자꾸 떨어져실속없는 장사라는 지적도 적지않다.최근 해외건설의 수주현황과 특징및 문제점,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註] 한보사태가 터지자 일부 해외공관들은.한보부도에도불구하고 해외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내용의 한국정부입장을 보내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한보부도사태가 해외건설 수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그러나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은 한보사태를.특정회사의 개별적인 사안'이라며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한보부도에도 불구하고 요즘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은 온통 해외로 모아지고 있다..별볼일 없는'국내건설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밖으로 나가 해외사업을 챙기자는 의도에서다. 지난해 우리업체들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95년 대비 27% 늘어난 1백87건 1백7억7천9백만달러.지난 81~83년 3년 연속 1백억달러를 돌파한뒤 13년만에 또다시 1백억달러 수주의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올해는 전망이 더욱 밝다.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지난 3일까지의 수주실적은 15건 10억8백만달러.특히 한보사태가 터진 지난달 23일 이후에만 5억6천만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려 부도사태가 해외건설 수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음을 말해준 다. 특히 올해는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3단계공사(51억달러 규모)계약이 확실한데다 현대.대우등이 추진중인 대형공사들을 감안하면 1백50억달러 돌파가 무난해 사상 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요즘에는 종전 단순 시공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개발형 사업으로 수주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무척고무적이다.우리업체가 먼저 돈을 들이고 벌이는 공사이기 때문에한보사태등 국내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92년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개발형 사업은 지난해 모두 35억8천2백만달러어치의 실적을 기록했다.95년보다 2.5배 신장됐고 총수주액의 32%에 이른다. 개발형 사업이 많아지는 것은 단순 수주공사를 둘러싼 국제입찰경쟁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데다 95년말 기업들의 해외투자용 외환규제가 크게 완화된 탓이다. 단순 수주사업은 순이익이 5%에 불과하나 개발형 사업은 기획부터 시공.판매까지 책임지는 건설상품이기 때문에 외화가득률이 20%이상 확보된다. 또 최근엔 외국업체와 짝짓기를 통한 제3국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말까지 외국기업과 합작한 해외건설공사는 32건 12억8천9백만달러에 이르러 외국사의 하청진출(18건 4억3천8백만달러)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황성근 기자〉 현대와 쌍용이 싱가포르에서 건설하고 있는 45층빌딩.선택시티'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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