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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자유무역협정 … 시사 쟁점, 전공과 관련지어 설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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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전공·시사 연계한 심층 질문 대비해야” 정시에서 구술·면접을 보는 대학은 가톨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울대·성균관대·숙명여대·이화여대·한국외대, 교대 등이다. 주로 국제학부·사범대·의학계열 위주로 치러진다. 서울대는 인문·자연계 모두 1단계에서 수능점수로 가린 뒤 2단계 전형에서 구술·면접 20%(사범대 12%)+학생부 50%+논술고사 30%를 적용한다. 교대 중에선 경인교대의 구술·면접이 30%로 높다.


‘말로 보는 논술’로 불리는 구술·면접은 암기 지식보다 논리적인 사고력과 가치관을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크게는 전공 수행 능력과 기본 소양을 보는데, 최근 주요 대학이 전공 능력 평가에 초점을 두고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공수행평가는 전공 관련 교과 지식과 전공 이수에 필요한 자질을 묻는다. 특히 인문계열 수험생일수록 최근의 시사 쟁점을 전공과 관련지어 생각해보고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대 문제를 보면, 경영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의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와 관련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기업의 모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인문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에피쿠로스의 행복론이 갖는 의미의 철학적 재해석을 요구했다.

소양평가는 지원동기·성장과정·전공 관련 활동 등을 질문한다. 대학에 따라 시사 지식을 묻거나 교과 지식과 연계한 심층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생활신조·인생관·진로 등을 정리해 둬야 한다. 수시에 지원했던 수험생이라면 당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수학계획서·추천서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는 동서양 주요 사상, 지식인이 갖춰야 할 학문 자세 등을 묻는 문제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전공과 관련된 시사 이슈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영·경제학 전공은 글로벌 경제위기, 미국 대통령선거의 쟁점이었던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회과학 계열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과 인종차별,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등과 관련된 질문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연계열은 수학의 경우 주요 개념의 증명과정을 요구한다. 특히 함수·수열·미분의 개념과 연계된 이해력을 묻는 문제가 적지 않다. 답변할 때는 정답보다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과학 문제는 실생활과 관련이 많다. 과학탐구 영역의 통합적 지식 활용이 요구된다. 교과서 단원 끝에 나오는 탐구학습 질문을 정리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사범계열은 교사로서 교육현장에서 부딪히게 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주로 묻는다. 이를 통해 수험생의 품성도 함께 평가할 수 있다. 교육 시사쟁점도 챙겨야 한다. 올해 이슈로는 영어몰입교육·교원평가제·고교평준화 등이 꼽힌다. 대성마이맥 정원석 논술본부장은 “영어 제시문이 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글의 주제와 의도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전공과 관련된 사회현상을 정리하고, 자신의 입장을 글로 쓰면서 논리를 가다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쉽고 간결한 표현으로 핵심에 초점 맞춰야” 시험 시간은 10~15분이다. 빠른 판단으로 답변을 구성해 전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질문지를 받으면 대답할 요점을 정리해 시험장에 들어간다.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의 핵심에 초점을 맞춰 응답해야 한다. 말할 때는 결론을 먼저 제시하는 화법이 효과적이다. ‘나의 생각은 이렇고 판단의 근거(사례)는 이렇다’는 식으로 의견을 펼친다. 즉 답변의 논리성과 타당성을 세워야 한다. 긴 문장을 읊조리기보다 단문으로 말하는 것이 요령이다. 말의 전달력과 정확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답변에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시험 중 예상치 못한 추가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첫 답변을 수정·번복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추가 답변을 자신이 처음 결정한 생각의 방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 면접관에게 되묻는 것도 요령이다. 자신이 이해한 질문 내용을 거꾸로 면접관에게 설명해서 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문제 접근법과 풀이 과정의 일부라도 보여주면 면접관이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어려운 용어를 쓰기 보다 핵심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태도가 설득력을 가진다”며 “시험일까지 매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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