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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건설 이어 시공社 또 흔들-두번 우는 한보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유원건설 부도로 한번 울고 한보 부도로 두번 웁니다.작지만내집을 마련하려는 작은 꿈을 이루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24일 오전11시 서울동작구본동 한보 조합아파트 건설현장. 오는 8월 입주의 꿈에 부풀었던 입주예정자 김영복(金永福.49)씨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를 쳐다보며 땅이 꺼져라큰 한숨을 내쉬었다.
한보철강 부도 여파로 한보계열사인 한보건설의 아파트 건설공사도 지연될 것으로 보여 또다시 입주날짜를 늦출 수밖에 없기 때문. 金씨가 조합아파트(전체 3백6가구)에 지역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은 92년 4월.
전남 해남이 고향인 金씨는 77년 안양으로와 택시운전등을 하며 푼푼이 저축,89년 돈까스 가게도 내고 청약예금에도 가입했다.90년 신도시 개발로 평촌신도시 아파트에 일곱번 청약했지만모두 떨어져 내집마련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러던중 아는 사람으로부터 한강 옆에 아파트를 마련할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행을 결심했다.
가게 전세금과 저축한 돈으로 34평형 분양가 1억1천여만원중우선 토지대금등 4천만원을 냈다.그리고 자신은 대방동에 방 한칸짜리를 1천2백만원에 세들었다.
“94년 9월이면 입주할 수 있다기에 좁은 방에서 네식구가 많은 불편을 겪으며 지냈습니다.부모님을 모시지 못하고 동생집에보낸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꾹 참았습니다.” 현실은 야속하게도金씨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95년 3월 유원 부도로 공사가 지연됐다. 그러나 95년 6월 유원이 한보로 인수되면서 기뻐했지만 이번에 두번 울게 된 것이다.金씨는“입주때까지 얼마나 더 많이 기다려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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