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평론서 베스트셀러-3개월만에 수십만부 판매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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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베스트셀러.NO라고 말할 수있는 중국인'에 필적할 만한 새작품이 등장했다.발매 3개월만에수십만부의 판매를 기록한.장쩌민(江澤民)총서기와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화제의 신작이다.
중국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소속 청년사회과학센터의 30,40대 연구원들이 집필진으로 참가해 엮어낸 이 책은 江총서기의 중요 연설문에 대한.솔직한 평론'을 달았다는 점이 강점(强點).오직 순종과 납득만 강요돼 왔던 사회주의 중 국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평론서가 정치체제 개혁등 앙시앵 레짐(옛 체제)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새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한마디로 개혁.개방으로 확연해진 사회적 다원화현상의 첨단적 표출인 셈이다.
이 평론서는 江총서기의.개혁과 발전,안정의 관계'.발전속도와효율의 관계'.동부지구와 중서부지구의 관계'등 경제문제를 다룬.12대 관계론'을 일일이 소개.평가한 뒤 그러나 왜 경제발전과 정치체제의 관계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지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 책이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개혁에 대한 독창적인 정의.이 책은 개혁에 대해“개혁은 본래 균형을 타파하면서 사회의 상태(常態)를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는 혁신적인 정의를 내리고 있다.즉 사회에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것은 필연적인 신.구간의 충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동요와 불안정은 불가피하다는 전제아래.절대적인 안정'은 존재할 수 없으며,중요한 것은멋지게 이를 조화시키는 일이라고 진단했다.게다가 정치체제 개혁에 대해서도“현재 체제개혁이란 말속 에는 일종의 알레르기가 존재한다”고 갈파,서방의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중국식 체제개혁을 밀고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안정지향적인 중국지도부의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지만 중국이 걸어나가야할 길을 대담하게 제시했다는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분위기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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