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이것이과제다>1.왼손타자에 약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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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24.LA 다저스)가 올해 1백만달러 이상을 받는 주전급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뛴 그의 장.단점을 3회에 걸쳐 분석,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편집자註] 상대 타자의 걸음이 왼쪽 타석으로 향하면 마운드의 박찬호는 한번 더 심호흡을 한다.
자신이 왼손타자에게 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더 자신을 추스르고,신중하게 승부를 걸어보지만 그래도 왼손타자에게는 맥을 못춘다.
박찬호의 지난해 기록은 왼손타자에 대한 그의 약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표 참조> 지난해 박이 왼손타자에게 허용한 타율은 0.263.오른손타자의 경우(0.172)보다 무려 1할가량 높다.
왼손타자 상대 타수가 무려 73타수나 적지만 안타는 오히려 2개를 더 얻어맞았다.
게다가 왼손타자의 출루율은 0.401이나 된다.
4할이 넘는 출루율이라면 왼손타자가 나오면 절반은 누상에 내보낸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탓에 박이 왼손타자에게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노출됐다.
올해는 상대감독이 가능한한 왼손 위주의 라인업으로 대들 것이고 왼손대타의 기용도 잦아질 것이 분명하다.
박이 왼손타자에게 유난히 약한 것은▶국내에서부터 오른손타자의바깥쪽으로 승부를 거는 버릇이 있고▶다저스 주전포수 마이크 피아자가 몸쪽 공을 피하는데다(포수의 경우 바깥쪽 공을 받는게 훨씬 편하다)▶박의 변화구는 대부분 왼손타자의 몸쪽으로 휘거나떨어지기 때문이다.
왼손타자에게 볼넷이 많았다는 것은 도망가는 피칭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박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왼손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했다.
올해는 오른손타자에겐 몸쪽 공을 많이 던져 힘있는 정면승부를걸겠다는 뜻이고 왼손타자에겐 바깥쪽 공으로 유인하겠다는 것.
박의 성공 여부도 결국 이 공들이 먹히느냐에 달려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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