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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K 박명환 '피클 요법'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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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구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슬라이더. 프로야구 두산의 박명환(27)은 위력적인 공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대표적인 우완 정통파 투수다. 19일 현재 탈삼진 60개로 이승호(LG.55개)를 제치고 탈삼진 부문 1위다.

그러나 강속구 투수답지 않게 박명환의 손가락 피부는 여자 피부처럼 약하다. 손가락이 야구공 실밥에 긁혀 터지기 일쑤다. 에이스나 다름없는 박명환의 고질적인 손가락 부상은 두산으로서도 고민거리다. 처음에는 액체 반창고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타고난 피부가 약해 별 효과가 없었다.

두산 트레이너실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외국인 투수 키퍼였다. 키퍼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 전해오는 민간요법"이라며 피클의 효능을 귀띔해줬다. 오이 등 채소를 이용한 서양식 장아찌인 피클이 손가락 피부를 단단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식으로 따라했던 박명환에게 시큼한 피클의 효능은 '달콤'했다. 요즘은 경기 뒤 피클병 속에 손가락을 푹 담그는 게 그만의 휴식법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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