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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절절한 회고’ … 남북 관계 고민 담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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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린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회담장에 나온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담당비서(右)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 있다. [중앙포토]

북한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장군님은 오늘까지도 그(김 전 비서)를 잊지 못하며 자주 회고하신다” “지난 8월 어느 날에도 장군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외우시며… 그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한몫 단단히 할 것이라고 애석함을 금치 못하셨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김 위원장이 김 전 비서를 국제부 부부장으로 발탁한 뒤 그에게 “직책을 받아 안고 처음에 느꼈던 겁과 책임감이 식어 가면 그것은 벌써 변질돼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김 전 비서가 1984년 수개월간 해직됐던 사건을 우회 언급하며 “그가 과오를 범한 원인은 근본을 잊은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18일 “이는 김 위원장의 이른바 ‘광폭 정치’ ‘은덕 정치’를 보여 주며 간부들에게 충성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회고했다는 ‘지난 8월’은 그가 북한의 공식 매체에서 사라졌던 시점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장기 비공개 행보를 내심 이상하게 여겼을 수 있는 간부들에 대한 경고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여러 충성 인물 중 왜 대남 총책이었던 김 전 비서를 거론했는지를 놓고 다른 해석도 있다. 김 전 비서는 98년 고 정주영 현대 회장과 금강산종합개발 서면계약을 체결한 대남 협상파로 남북 경협을 주도한 인사였다. 2000년엔 김 위원장 특사로 서울을 찾기도 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꼬인 남북 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고민의 일단을 보여 주는 것 같다”며 “향후 북한의 움직임을 봐야겠지만 ‘대화를 중단한 것은 남이니 남이 먼저 움직이면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떠보는 이면 메시지가 들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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