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문화유산의 해'집행委 한병삼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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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문화유산의 보존은 결국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일입니다.” 97년 문화유산의 해 집행위원회 한병삼(韓炳三.61.사진)위원장은 개발논리에 밀려 희생됐던 문화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경제발전을 위해 문화유산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탈피,견고한 문화적 바탕 위 에서만이 올바른 국가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국민의식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정부로서도 올해를 문화유산의 해로 지정하면서 갑자기 모든 유.무형문화재들이 개발되고 활성화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한가로운'일로 잘못 인식돼온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점적인 사업이다.따라서올 한햇동안 벌어질 사업도 단순한 일과성 행사가 아닌 문화유산보호의.기틀마련'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경주등 고 도(古都)보존을 위한 특별법 제정,문화유산에 대한 교육,전문가와 함께하는 사적순례등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의 토대를 마련하는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韓위원장은“로마등 외국 고도들의 문화유산 보호는 전국민적 공감대를 거친 엄격한 법테두리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며“개발제약에따른 보상책을 충분히 마련한뒤 이같은 법규범 제정을 가시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부고속철도의 경주통과를 둘러싼 정부부처간.이해집단간 이견조정의 어려움은 그동안 문화재가 얼마나 하찮게 다뤄져 왔는가를 극명히 보여준 것이다.
韓위원장은“고속철도의 경주통과를 둘러싼 문제는 늦은감이 있지만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창출한 계기가 됐다”며“우선 문화예산을 GNP의 0.6%에서 1%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문화재 관리기구의 개편과 함께 국토개발에 선행되는 환 경영향평가제와 같은 제도를 문화재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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