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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실내구장인 후쿠오카돔에서 프로야구 최고스타인 스즈키 이치로(23.오릭스 블루웨이브)의 타격을 본 다음 인근(버스로 2시간)유러파호텔에서 묵으며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다.” 요즘 일본 40대 가장들의 휴가철 희망사항 1순위다.유러파호텔은 테마파크(주제공원)인 하우스텐보스(나가사키현 사세보시)의 주된 시설중 하나.유러파호텔로 대표되는 하우스텐보스에서 여가를즐기고 싶다는 것이다.하우스텐보스란 네덜란드어 로.숲속의 궁전'을 뜻한다.
하우스텐보스는 일본 굴지의 리조트그룹인 NHV가 92년 규슈남서부해안인 오무라만(灣)일대 46만1천평의 해안매립지를 무대로 개장한 유럽형 테마파크.개장 4년만인 지난해(95년4월~96년3월) 총입장객 4백3만명을 끌어들였다.세계 테마파크산업의성공사례로 손꼽힌다.
국내 에버랜드(95년 7백50만명)에 비해 입장객수는 훨씬 아래지만 실수입면에선 오히려 앞선 효율적인 경영이 이곳의 특징이다.에버랜드의 지난해 평균객단가(한 사람이 1회 입장시 쓰는비용합계)는 약 1만4천원.이에 비해 하우스텐보 스는 같은 기간 1만4천엔(약 11만2천원)을 올려 양국간 물가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실속면에서.한수 위'임을 보여준다.
하우스텐보스의 놀이시설은 고작 13개.그나마 모두 시뮬레이션류의 실내시설이며 박물관(12개)이 놀이시설 수와 맞먹는다.롤러코스터를 비롯해 각종 현란한 야외 놀이기구로 가득찬 국내 놀이공원에 비하면 적막강산이란 느낌마저 들 정도다.
그러나 하우스텐보스엔 국내 놀이공원에서 찾을 수 없는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그것은 바로 테마파크의 핵인 테마(주제)의 강조와 그로 인한 여가체험의 극대화다.
하우스텐보스가 파는 주제는 네덜란드다.태평양 건너 먼 나라 네덜란드를 실제 이상으로 재현하기 위해 운하.풍차등 네덜란드의외관뿐 아니라 풍습과 역사.문화까지 적극적으로 채용했다.여기에쏟아부은 건설비가 무려 2천2백80억엔(약 1 조8천2백40억원).이중 약 3백억엔은 운하건설에 소요됐다.
국토의 4분의1이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와 달리 오무라만에서운하는 사실 쓸모없는 인프라이지만 89년부터 대규모 토목공사를벌인 결과 총연장 6㎞에 이르는 운하(수심 5)를 파 단지내 곳곳에 흐르도록 했다.이곳 전무인 다카다 세이 치(52)는.운하야말로 혈관'이라고 말한다.
운하가 혈관이라면 그 주위에 늘어선 네덜란드풍의 거리는 하우스텐보스의.살'이다.이곳엔 호텔(6개.총1천4백실)과 식당(58개).쇼핑시설(68개).박물관.놀이시설이 들어서 네덜란드라는주제를 세부적으로 구축한다.
하우스텐보스는 지난해 4~10월 6개월간 모두 21만4천4백명의 아시아권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중 대만과 홍콩관광객은 하우스텐보스 방문을 주목적으로 하는알짜배기 수입원이며 한국관광객도 95년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우스텐보스의 경상수지가 아직 적자이긴 하다.건설을 위한 초기투자가 엄청났기 때문이다.그러나 다카다전무는“5년후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우스텐보스는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닌 자족적인 리조트 도시건설을 위해 최근 임대주택을 분양하는등 제2단계 건설을 추진중이다. [사세보(일본)=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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