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내다본 업종별 올 景氣 기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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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보다 결코 낫지 않다.”주요 기업들이 내다보는 올해 경기 전망이다.경기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유달리 어려웠던 96년을 넘겼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 이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국내의 경기침체가 이어지는데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지난해보다 개선될 전망이 별로 안보인다는 분석이다.그러나 일부 업종에서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등으로 올해 본격 회복국면을 기대하기도 한다.각계 전문가들과 민간연구소.관련협회등의의견을 종합해 주요 업종별로 올해 경 기를 짚어본다.
[편집자註]*전자=갬*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겠지만 두자리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지난해에는 예상밖의 반도체가격 폭락으로 전자업종 경기가 곤두박질쳤지만 올해는 세계경기가 좋은데다 엔화도강세전환이 예상돼 수출도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
가전은 지난해에 이어 침체가 지속돼 1~2%선의 낮은 성장에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경기가 위축된데다 대부분 제품의 보급이포화상태를 이룬 때문.와이드TV등의 신제품은 연말부터나 시장에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은 지난해에 이어 고성장이 예상된다.컴퓨터는 노트북PC의 수요확대등에 힘입어 PC와 주변기기 모두 호조가 예상된다. 반도체는 주력제품인 D램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안정국면이기대된다.지난해에는 생산액 기준으로 18.4%(LG경제연구원)~19.5%(삼성경제연구소)가 줄었지만 올해는 9%(삼성)~10.5%(LG)증가할 전망.그러나 지난해 50달러 까지 갔던 16메가D램의 개당 가격이 6달러(산업연구원)~4달러(LG)까지 떨어진다는 예상도 있어 차세대제품인 64메가D램으로의 세대교체가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유규하.이원호 기자> *자동차=흐림*“전체적으로 흐림.그러나 수출은 내수보다 상대적으로 맑음.” 주요 연구소들이 전망한 올해 자동차산업 기상도다.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쪽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수출도 선진국들의 규제가 본격화되고 엔화 약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현상이 이어져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만만치 않다.대내적으로▶경상수지적자지속▶신규 경쟁업체 참여▶기름값 인상▶수입차와의 경쟁격화등이,대외적으로는 통상압력 가속등의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는“내수는 1백70만대로 지난해(1백62만5천대)보다 4.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한국산업연구원(KIET)과 민간경제연구소들은 4.8~5.3% 증가를 예상했다. <박의준.박영수 기자> *철강=흐림*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황탈출이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는“생산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돼 그에따른 부수효과로 수입은 줄고 수출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강생산은 협회가 11.5% 증가를 내다본 반면 민간연구소에서는 8%정도 증가를 예상했다.실제 철강업체들이 올해 새로 가동할 신규설비는 사상 최대 규모인 6백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기자> *기계=비*설비투자 감소가 예상되는등 지난해에 이어침체기를 맞을 전망.기계공업진흥회는 올해 기계류 투자는 지난해보다 3.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설비투자가 갖는 수출과의밀접한 동행성(수출둔화→매출감소→설비투자 감소)때문에 올해 전반적 인 수출둔화가 투자부진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수출은 세계경기 회복과 내수부진 만회를 위한 업계의 수출강화등으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전망.

<박경덕 기자> *조선=갬*조선은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대표적인 경기순환산업.수주불황속에 96년을 힘겹게 넘긴 조선업계가 올해만큼은 호황의 파도를 다시 타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업계는 올해를.국내 조선 수주량이 회복세를 보이며 2000년까지 호황을 예고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올해 수주량은 6백만~6백80만.

<박경덕 기자> *석유화학=비*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전망이 밝지 않다.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당 2백30달러선까지 치솟아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반면 석유화학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기는 어려운상황이다.
최근의 국내경기 하강으로 내수시장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이 획기적인 수입확대 정책을 펴지 않는 이상 재고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다만 폴리에틸렌등 합성수지 가격은 동남아시장의 활성화로 소폭이나마 상향안정세를 유 지할 것으로 기대하는 정도다.

<고윤희 기자>*섬유=비* 올해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품은 개발도상국에,고가품은 선진국에 밀리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섬유산업연합회는 올해 섬유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2.2% 증가하는데 그쳐 95년 수준인 1백8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섬산련은“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원자재 수요가 계속 느는데다 섬유사등 일부 원료분야에서는 우리 제품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화섬분야의 섬유원료를 중심으로 수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건설=맑음* 지표상으로는 전망이 밝다.대한건설협회가 예상하는올해 국내건설공사 총수주액은 전년보다 16.7% 늘어난 79조9천5백억원.96년 증가율 14.4%를 웃돈다.사회간접자본 예산이 크게 확충되고 민자유치사업의 활성화와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가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초대형 토목사업이 올해 건설경기를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간 수주액 1백억달러를 13년만인 지난해 돌파한 해외건설부문은 더욱 호조를 띨 전망이다.리비아 대수로 3단계등 굵직한 공사가 있어 올해는 사상 최고액인 1백5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정적 요소도 있다.국내경기 침체로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가 예상되고 특히 주택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어 민간부문과 건축분야의 신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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