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연다큐 백두산 호랑이 MBC최삼규.EBS박수용PD 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이번에는 호랑이다.” 우리나라 자연다큐멘터리계의 쌍벽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MBC 최삼규(41)PD와 EBS 박수용(34)PD가 올해에는 백두산 호랑이를 놓고 자존심 대결 제2라운드를 펼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9일 밤9시 무렵.황새'(최PD)와.솔부엉이'(박PD)를 방영,치열한 접전을 벌인 전력이 있다.
자연을 통해 인간을 돌이켜보는 휴먼드라마식 다큐멘터리를 추구하는 최PD는.곤충의 사랑'.어미새의 사랑'등을 통해 명성을 쌓아왔고,단일생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박PD는.물총새 부부의여름나기'.한국의 파충류'등으로 친숙한 얼굴.이 들이 이번에 다시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될 백두산 호랑이라는 소재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힘들다.얼마전 NHK에서 24억원을 들여 야생 호랑이를 취재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가까스로 촬영에 성 공했으나 결국 한명이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자연 이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MBC 교양제작국 최삼규PD팀은 오는 4~5월께 중국 지린성일대에서 사전답사를 마친 뒤 만반의 안전대책을 세우고 여름 내내 집중취재에 들어갈 계획.특히 북한방송사의 협조를 얻기 위해통일원에 취재계획서를 내 북한측과 접촉을 시도 할 방침이다.최PD는“지난해 시베리아에서 우리 전통의 새 황새를 찾아냈다면 올해는 영물(靈物)로 대접받던 호랑이를 찾는 해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 질적 향상과 방송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처음으로 제정한.방송위원회 대상'에서.시베리아 조선곡(朝鮮谷)'으로 상금 최고액인 1억원을 지원받는 박PD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인들에 의해 조선사람들이 살던 계곡으로 이름붙여진 연해주 동남부에 위치한.라조(원시자연보전지역)'일대 탐사를 통해 1편 .조선곡의 후예들'에서는 수렵과 인삼을 재배하며 살던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2편.한국 포유동물의 모태 '를 통해 국내에서 사라진 동물들의 발자취를 추적할 계획이다.특히 2편에서는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이 지역내의 생물탐사가 핵심을 차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동물이 바로 백두산 호랑이라는 것.
이를 위해 박PD는 1월중 러시아 사냥꾼들을 대동하고 항공기등을 이용한 현지 답사를 통해 세부 일정을 세울 계획이다.
이들이 백두산 호랑이의 생태를 화면에 담아올 경우 이는 우리나라 자연다큐멘터리의 또다른 장을 여는 개가를 올리게 된다.
.기다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이들이 벌이는 뜨거운 경쟁이 시청자들을 신년 벽두부터 설레게 하고 있다.
〈정형모.이규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