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이제는 산업이다] 2. 의술은 한국도 세계적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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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부호 V씨. 1998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이식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러시아에서 입소문을 타자 매년 20여명의 러시아 환자가 이 병원을 찾고 있다.

또 일본에선 최근 연세의료원 등 한국 병원에 설치된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로 진료를 받는 패키지 여행상품이 인기다. 교통.숙박비 포함, 35만엔의 고가인데도 고객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 기술은 어느 정도인가.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국제수준에 뒤지지 않는 분야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은 "기초의학은 좀 뒤지지만 진료기술은 상당한 기술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일부 분야는 선진국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하부 에이지(土生榮二)기획관도 "한국의 의료산업은 상당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은 백혈병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 부문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이 병원은 지난해 269건의 이식수술을 했다. 미국의 존스 홉킨스병원.미시간대학병원(250건)이나 듀크대학병원.메이요클리닉(200건)보다 많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는 성형 수술기술을 상품화하기도 한다. 서울 서초동 심미안 성형외과는 지난 1월부터 대만.일본.중국 등지의 성형외과 의사 50여명에게 1~4일 코스로 코 성형수술을 가르쳤다.

하지만 병원들은 내놓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없다. 현행 의료법이 환자 유치나 알선, 진료비 할인 등을 엄격히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신성식.정철근.이승녕.권근영 기자, 오병상 런던 특파원, 유권하 베를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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